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래산업을 위해... 해외 대학들은 틀을 다 깨부쉈다

입력
2021.03.22 05:00
5면
0 0

[화석이 된 상아탑]?<상>미래산업, 인재가 없다
세계 앞선 대학들은 어떻게 하길래...
① 전공·학제 틀을 허물고 개방형
② 캠퍼스 벽을 넘어 산업으로
③ 입학·졸업 방식도 바꾼다 전 세계로

편집자주

산업이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현장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해야 할 대학은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턱없이 부족한 IT 개발자를 모셔가려고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연봉을 높인다. 상아탑이 산업 흐름에 뒤처진 원인과 해법을 진단하는 기획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교 캠퍼스 전경. UPI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교 캠퍼스 전경. UPI 연합뉴스

세계 최초의 컴퓨터 마우스를 고안한 유명 디자인기업 아이디오. 이 회사의 성공 요인을 분석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미국 스탠퍼드대 디자인협동과정(JPD)의 존재다. 기계공학과 미술 디자인을 함께 배우는 석사 과정인 JPD는 1970년대 파격적인 '융합 교육' 사례였다. 아이디오 창립자 데비이드 켈리가 이곳에서 수학한 경험을 십분 살려 창의적 디자인으로 유명한 아이디오를 만들어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켈리는 스탠퍼드를 대표하는 융합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이 된 디자인스쿨(디스쿨)을 2005년 설립했다. 디스쿨은 학위를 주지 않는데도 매년 학생이 몰려드는 인기 과정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전통적 교육의 고정관념을 깨면서 미래산업과 새 길을 찾는 해외 대학들의 모습을 세 가지 측면에서 조명한다.

① 전공·학제 틀을 허물고... 열린 대학행정

여러 혁신적 대학들의 공통점에는 전공·학제 구분을 없애는 전략이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게 융합적 사고를 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전공·학제라는 틀이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로이터통신이 꼽은 '가장 혁신적 대학'에서 최근 5년 연속 1위를 유지한 스탠퍼드대는 '스탠퍼드 2025년'이란 비전을 선포했다. 2025년부터 기존 4년 학사와 2년 석사 과정을 통합한 6년 학제인 '개방형 순환 대학'을 운영해 자유롭게 캠퍼스와 직장을 오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 골자다. 학생 개개인이 설정한 '임무(미션)'가 전공의 개념을 대체하는 교차전공과 디지털·인문학 결합에 에너지를 집중한다는 것이다.

대표적 통섭 교육 사례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 랩을 빼놓을 수 없다. 과학, 미디어, 예술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게 교과 과정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 결과 인간과 IT(정보기술)를 보다 원활하게 연결할 수 있는 홀로그램, 가상현실 등과 관련된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 취업률이 스탠퍼드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다음으로 높은 카네기멜론대도 수직적(심층적) 전문지식과 수평적(교차적) 지식을 겸비한 일명 'T자형'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 과정을 지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② 캠퍼스 벽을 넘어서 교류한다...치밀한 산학협력

기업과의 산학 교류야말로 활발하다.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 레드햇은 미국 보스턴대와 함께 공동 연구소를 아예 설립했다. 다수의 클라우드 컴퓨팅 개발 프로젝트 협업으로 성과를 거뒀던 신뢰를 바탕으로 레드햇이 500만 달러(약 56억5,000만 원) 기금을 대학에 기탁하면서 실용 IT기술 분야 연구를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는 기업과 자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인 '화이트시티 캠퍼스 인큐베이터'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 단계의 기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적극 밀어줘 학생들이 현실에서 직접 배우고 다른 한편으론 학문과 산업이 연결될 수 있게 지원한다.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독일 정부는 산업계 공장의 연구영역을 대학에 가져가 운영하는 '스마트팩토리 시범센터'나, 지역 산업계 중심의 산학연계 학사 운영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BMW·아우디·오스람 등 세계적 제조기업들이 위치한 바이에른주(州)의 뮌헨공과대학교는 이들 기업과의 산학협력으로 대학과 지역산업계의 간극을 완전히 좁혔다. 뮌헨공과대는 독일 대학 가운데 가장 활발한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 성과를 자랑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③ 입학·졸업 방식도 바꾼다...하버드大 195개국 온라인

전통적 방식의 입학·졸업 경계를 허무는 일도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방식 중 하나다. 온라인을 통해 대중 개방형 교육 플랫폼을 운영, 다양한 학생에게 학습 기회를 열어주는 식이다. 예를 들면 아이비리그에 속한 하버드대는 매년 6,700명 정도가 입학하지만, 무료 온라인 수업프로그램 '하버드X'를 통해 공부하는 학생은 195개국의 16만 명이 등록돼 있다. 이런 변화는 대학이 평생학습, 재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맡길 바라는 사회적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졸업생·재학생 경계 없이 직장경험과 학술 연구가 유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둔 스탠퍼드의 '개방형 순환 대학'도 이런 흐름을 수용한 것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학의 이런 변화를 지지하는 곳도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5년 학생부터 사회초년생, 오랜 경력을 보유한 기술자까지 평생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스킬스퓨처'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전문대와 기술학교, 대학이 모두 이 정책에 참여해 2018년 기준 약 2만3,000개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진달래 기자
홍승주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