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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美국방, '심판의날 항공기' 타고 와 "한미, 같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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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美국방, '심판의날 항공기' 타고 와 "한미, 같이 갑시다"

입력
2021.03.18 07:20
수정
2021.03.18 07: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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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관들 '동맹 예우' 고심 흔적
블링컨, 애틀랜타 총격사망자 애도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릴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릴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1년 만에 나란히 방한한 미국 외교·국방 수장의 첫날 행보에는 ‘동맹 예우’를 위한 한미 양국의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한국 군은 예포와 정식 의장대 사열로 환대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같이 갑시다”라는 한국말로 화답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애틀랜타 총격사건으로 사망한 한국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인 오스틴 장관은 17일 오후 1시쯤 공중지휘통제기(E-4B)를 타고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했다. E-4B는 ‘심판의날 항공기(Doomsday plane)’로 불린다. 미국 대통령이 핵 공격을 명령하면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 미군에게 공격 암호를 전달하고 지휘할 수 있어서다. 미국 국방장관의 전용기로 알려졌지만, 외부 일정 때마다 타는 것은 아니다. E-4B의 한국행은 2017년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방한 이후 4년 만이라, '김정은 정권에 보내는 경고'라고 해석되기도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의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작성한 방명록. 국방부 제공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의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작성한 방명록. 국방부 제공


오후 3시 50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 도착한 오스틴 장관은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180명의 국군 의장대와 군악대를 정식 사열했다. 환영의 의미를 담은 예포 19발이 발사됐고, 두 장관은 열병 차량에 올라 함께 연병장을 돌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약식 사열이 아닌 차량 열병을 포함한 정식 사열로 오스틴 장관을 환영했다.

오스틴 장관은 방명록에 "강한 파트너십과 보다 강한 동맹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썼다. 이어진 한미 국방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오스틴 장관은 한미동맹의 상징 구호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를 한국말로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해 스콧 플레어스 제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부사령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해 스콧 플레어스 제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부사령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스틴 장관보다 2시간쯤 늦게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블링컨 국무장관은 곧장 트위터에 “한미동맹은 강하다”는 글을 올리며 방한 일정 시작을 알렸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오게 돼 기쁘다”면서 “코로나19부터 기후 위기, 핵확산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직면한 세계적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부에서 열린 양국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블링컨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부터 언급했다. 그는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은 한인사회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며 “미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이 안전하도록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외교 문제를 논하기 앞서 한인 사회 슬픔에 공감하며 동맹국을 배려한 것이다.

이번 방한 기간 두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최소화했다. 양국 장관 만찬 등은 생략했고, 18일 종료 예정인 한미 연합훈련도 참관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만난 한국 관계자들에게도 악수가 아닌 팔꿈치 인사를 하는 등 감염 예방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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