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 직원 1명이 3기 신도시인 광명에서 투기로 의심되는 토지 거래를 했다고 청와대가 19일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2일 이후 청와대에서 '투기 의심자'가 파악된 것은 처음이다. 해당 직원의 형은 투기 조사의 '시발점'인 LH에 다니고 있었다. 아울러 정부 합동조사단(조사단)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및 지방 공기업 전 직원을 대상으로 토지 거래 내용을 살펴본 결과, 23명의 투기 의심자를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자료를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넘겼다고 밝혔다.
靑 "경호처 과장 의심 사례 확인... 대기발령"
청와대는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행정관급 이하 직원 및 직계 가족 3,714명과 경호처 직원 및 직계가족 3,458명에 대한 토지 거래 내용을 자체 조사한 결과, 경호처 소속 A씨가 2017년 9월 광명 지역 토지 413m²를 형수 등 가족 4명과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A씨는 경호처 과장(4급)이다. 청와대는 사실을 확인한 지난 16일 곧바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A씨는 청와대에 '부모님 부양 목적으로 가족과 공동 명의로 매입한 땅'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투기) 의심 사례"라며 "(소명 내용은) 제외한 채 거래 사실 및 구입과 관련한 자료만 특수본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A씨가 매입한 땅의 입지, 매입 시점 등을 볼 때 LH 직원인 형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사전에 받았을 개연성이 크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이번 사례는 조사단 조사의 '맹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조사단은 이날 발표를 포함해 LH, 국토교통부 직원 등 2만3,000여 명의 토지 거래 현황을 전수조사했지만, '본인'으로만 대상을 한정했다. 이 때문에 이번처럼 배우자 등 가족 명의 거래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 A씨 형은 3급 상당 직원으로 LH 측에 '가족이 3기 신도시 내에서 토지 거래를 했다'고 자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실·안보실 직원 대상 조사에서는 3기 신도시와 인근 지역에서의 부동산 거래 3건을 확인했으나, 투기로는 의심되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조사단 "지자체 공무원 18명 포함 총 23명, 특수본 이첩"
조사단은 이날 지자체 공무원 및 지방 공기업 전 직원 8,65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3기 신도시 및 인접·연접 지역 내 토지 거래자 28명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국토부·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 이은, 2차 조사 결과 발표다. 조사단장인 최창원 국무1차장은 브리핑에서 "투기가 의심돼 수사 의뢰할 대상은 28명 중 23명"이라고 말했다.
23명 가운데 지자체 공무원은 18명(광명 10명·안산 4명·시흥 3명·하남 1명), 지방 공기업 소속은 5명(부천도공 2명·경기도공 1명·과천도공 1명·안산도공 1명)이다. 이 외 5명은 가족 간 증여로 추정되지만 관련 자료는 수사 참고자료로서 특수본에 이첩된다. 이번 조사 대상은 총 8,780명이었으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127명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들의 명단도 특수본에 통보된다. 최 차장은 "토지거래 외에 3기 신도시 개발지구와 인접지에서 237명의 주택 거래가 확인됐다. 투기 여부는 특수본이 살필 것"이라고 했다. 특수본을 총괄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자료를 넘겨 받아 수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LH 외 지방 공기업 등에 대해서도 고강도 개혁 방안을 조만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 차장은 "LH 개혁 방안에 준하는 대책 마련을 행정안전부 등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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