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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시위했다는 이유로 징역 산 장애인… 나흘 만에 풀려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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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시위했다는 이유로 징역 산 장애인… 나흘 만에 풀려난 까닭은

입력
2021.03.24 09:40
수정
2021.03.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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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벌금 대신 징역형 선택… 시민들 성금으로 풀려나
"형편도 안 됐지만 벌금 내는 게 억울했다"
"기본권 보장 않는 국가…장애인 차까지 뺏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 시위에 나선 한 장애인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살게 됐다. 행진 속도가 늦다는 이유만으로 벌금이 부과된 건데, 이 장애인은 부당한 공권력 집행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노역 투쟁을 선택했다. 벌금을 낼 여력이 안 되는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구치소에 들어간 지 사흘 만에 풀려났다. 사연을 알게 된 시민들이 모금에 나섰고, 벌금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련) 상임공동대표는 23일 CBS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 달라, 중증 장애인이 지역 사회에 살아갈 수 있도록 말로만 하지 말라고 정부를 향해 요구하자 벌금이 떨어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투쟁하면서 전과 27범이 됐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낸 벌금만 1억 원이 넘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벌금형이 내려진 건 본인을 포함해 4명으로, 총 4,400만 원이 부과됐다. 이 가운데 박 공동대표에게 부과된 건 1,150만 원으로 4명 중 가장 많다.


"화장실도 가기 어려워… 구치소 생활 치욕스러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표는 "종로경찰서 (쪽)에서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는 세상을 위한 행진을 진행했는데,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조금 늦게 갔다고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걸었다"며 "장애인들이 속도가 좀 늦다고, 도로가 조금 정체됐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벌금을 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벌금을 내는 것 대신 징역형을 선택한 데 대해 "너무 억울해 낼 마음이 없었다. 벌금은 우리가 아닌 국가가 내야 한다"며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느냐. 국가의 책임을 왜 우리가 대신 내야 하느냐는 마음으로 노역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벌금을 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낼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며 "네 명 모두 차압이 들어왔는데 어떤 분들은 차량까지 압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하루에 10만 원씩 계산해 100일 이상 구치소에 수감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어 화장실 접근조차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화장실이 수세식인데 접근 자체가 안 되고 씻는 것도 접근이 안 된다"며 "저는 척추 장애인이라 욕창이 생겼고 같이 간 분은 목뼈까지 다쳐 사지마비라 위험한 상황이었다. 모든 게 치욕스러웠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박 대표를 포함해 같이 감옥 생활을 한 전장련 회원들은 나흘 만에 풀려났다. 성금이 모아져 벌금을 모두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18일) 검찰청 앞에서 '벌금보다 양심을 선택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며 이 상황을 알렸다"면서 "그러자 시민들이 금액을 조금씩 모아줬고, 이틀 만에 4,000만 원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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