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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드립니다.
순니(Sunni)와 쉬아(Shi’aa)는 이슬람과 함께 항상 회자되는 대표적인 말이다(언론 등에선 수니파, 시아파로 보통 표현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마치 이슬람 세계가 순니와 쉬아로 양분되어 갈등과 분쟁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세계는 그렇지 않다. 이슬람 세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순니는 하나님의 말씀인 꾸란을 절대적으로 믿고 이를 가장 성실히 실천하여 삶의 모범을 보인 선지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추종하는 정통 이슬람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선지자 무함마드의 획일적인 가르침으로 발전되어 왔던 이슬람 세계가 순니와 쉬아라는 이름으로 분열을 가져온 것은 일찍이 무함마드의 타계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632년 무함마드가 세상을 떠난 후 메디나의 이슬람 공동체는 그의 뒤를 잇는 칼리파(Khalifah, 후계자) 승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순니와 쉬아로 분열하게 되었다. 아랍어에서 나온 ‘쉬아’의 언어적 의미는 ‘가지’ 또는 ‘분파’ 등으로 이해될 수 있다. 순니가 선지자 무함마드의 승계자를 이슬람 공동체의 합의를 통해 선출한 반면 쉬아는 무함마드의 뒤를 이을 사람이 그의 사위이자 사촌 동생인 알리(Ali ibn Abi Talib)임을 주장하였다. 그래서 쉬아가 무함마드의 칼리파 위를 승계한 정통 칼리파 아부바크르와 오마르, 그리고 오스만을 ‘찬탈자’로 규정하면서 갈등의 골이 커졌다. 이후 쉬아파는 알리가 4대 정통 칼리파로 선출되어 그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3대 정통 칼리파의 지위는 인정하지 않았다.
순니와 쉬아는 이슬람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볼 수도 있겠지만 내면 깊숙이 살펴보면 교리적 가르침과 관행에서 결코 같을 수 없는 큰 차이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슬람 초기 메디나에서 정치적 이견으로 시작된 쉬아는 이후 페르시아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지역적 특색과 문화에 융화되어 교리적 갈등이 심화되었고 급기야 순니와 다른 행보를 걷게 되었다. 순니와 쉬아의 대표적인 교리적 이견은 이맘(Imam)의 지위에 관한 것이다. 이맘은 ‘앞쪽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으로 이슬람 종교 지도자를 말한다. 그래서 종교와 정치가 구분될 수 없는 이슬람 국가에서 이맘은 국가 지도자로서 종교와 정치를 아우르는 통치자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다만 오늘날과 같이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이슬람 국가에서 이맘은 주로 예배를 인도하며 종무(宗務)를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쉬아에서 이맘은 신의 대리인으로서 인간 최고의 경지에서 그 역할을 한다. 그 예로 대표적 쉬아 국가인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 이맘에게는 ‘아야톨라(Ayat Allah)’라는 칭호가 주어진다. 꾸란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일컬어 아야(Ayat)라고 하는데 이맘을 ‘아야톨라’라고 칭하는 것은 그 지위가 신의 경지에 이름을 알 수 있다. 이는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 이외에는 어떤 것도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믿음의 근간으로 삼는 순니 신앙과는 너무나 큰 차이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순니와 쉬아 사이에는 정치적으로, 그리고 기본 교리에서도 이견이 있다. 특히 쉬아의 신성 정립에 대한 이견은 순니와 결코 좁힐 수 없는 벽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은 이 두 교파 사이에는 차이점보다 더 많은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것에 수긍하고 하나님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에게 바른 인도와 축복이 있을 것이라는 것도 믿는다. 이러한 사실들에 근거하여 오늘날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순니와 쉬아를 막론하고 전 세계로 널리 확산할 것이라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다른 종교들의 수많은 분파를 볼 때 이슬람의 단일성이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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