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공격당한 스리랑카 남성 중태
증오반대 집회 참가자도 증오범죄 피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숨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참사 이후 아시아계 인종차별 근절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혐오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만 주말 사이에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5건이나 보고됐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일 지하철에 타고 있던 68세 스리랑카 남성이 다른 승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하면서 난데없이 남성의 머리를 가격했고,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경찰은 가해자를 2급 폭행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이튿날에도 60대 아시아계 남성이 길을 걷다가 이유 없이 얼굴을 맞았다. 또 21일에는 아시아계 여성 3명이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 한 여성은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졌고, 다른 여성은 가해자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얼굴을 가격 당했다. 이날 아시아계 혐오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가 귀갓길에 공격을 받은 또 다른 여성은 “한 남자가 다가와 증오 반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빼앗더니 얼굴을 때렸다”고 증언했다. NYT는 “일련의 사건들은 애틀랜타 총격사건이 벌어지기 전부터 아시아계가 겪어 온 인종차별 공포와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경찰은 모든 사건들을 증오범죄 혐의로 수사 중이다. 가해자 3명도 체포했다. 하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확실한 인종차별 동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는 한편, 아시아계 거주지역에 경찰을 더 배치하고 증오범죄 신고를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뉴욕경찰국에 따르면 올해 시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앞의 5건을 제외하고도 신고된 사례만 10건이 넘는다. 지난해에는 29건이 일어나 경찰 당국이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전담하는 특별 수사팀도 만들었다.
아시아계 혐오범죄 신고 사이트인 ‘스톱 AAPI 헤이트(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에 지난 1년간 보고된 피해 사례는 3,795건에 달했다. 뉴욕시가 포함된 뉴욕주(州)에서 신고된 사례는 모두 517건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아시아계가 가장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가 1,691건으로 전체 44.5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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