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SNS서 조선구마사 논란 장면 잇따라 올려?
상차림뿐 아니라 여주인공 복장·중국 검 등장 지적?
누리꾼들 항의에 광고 철회하는 기업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초기부터 역사 왜곡·중국 홍보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장면이 많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논란의 발단이 된 서양 신부 대접 상차림 장면에 월병이 나온 것뿐만 아니라, 상당수 중국식 소품이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조선구마사 여주인공인 무화(배우 정혜성)의 복장과 머리 모양이 중국 청나라 시대 복장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드라마 등장인물 소개를 보면 무화는 조선 국무당의 무녀로 나온다. 국무당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때 궁에서 의뢰한 굿을 담당하는 무당이다. 조선시대 화가 혜원 신윤복의 작품 '쌍검대무'와 '무녀신무'에 나온 무녀를 보면 머리를 묶은 채 가채를 썼다. 의상은 상대적으로 화려하고 큰 한복을 입었다.
그러나 조선구마사에서 무화는 머리를 풀어 헤치고 흰 의복을 입은 채로 나온다. 이 누리꾼은 이 모습이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중국 타임슬립 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여주인공 복장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 누리꾼은 "조선시대 무녀의 모습을 고증해 낸 대표적인 드라마가 '해를 품은 달'"이라며 "해를 품은 달에 나온 도무녀 장씨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해당 드라마의 장씨 복장을 보면 가채를 하고 화려한 한복을 입고 있다.
"중국 검에 중국 갑옷까지 나왔다"
누리꾼들은 조선시대 때 검이 아닌 중국검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 누리꾼은 "칼 모양이 기존 조선시대 사극에서 나오던 것과 달라 검색해 봤다"며 "수제 중국검을 판매하는 사진이 나오고, 미국의 한 업체가 제작한 다다오란 중국 무술 수련용 대도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송나라 때 보병이 쓴 수도와 모양이 흡사하다"며 "주로 유목민들이 쓰는 칼 모양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누리꾼은 검은 물론 갑옷까지 중국식으로 꾸몄다고 문제를 삼았다.
기생집에서 서양 신부를 대접한 상차림 음식 중 월병 외에도 다양한 중국 음식이 나와 논란이다. 한 누리꾼은 "월병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옆에 중국식 왕만두가 놓여져 있다"며 "왕만두 옆에는 피단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피단은 새알을 삭힌 중국 음식으로 오래 두면 껍질 색이 푸르스름해진다.
이 누리꾼은 또 "붉은 나무젓가락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젓가락은 끝으로 갈수록 좁아진다. 중국식처럼 길고 위아래 모양이 비슷하지 않다"면서 "술병에는 빨간 종이에 술주(酒)자가 적혀 있는데, 이것 역시 중국식"이라고 따졌다.
서경덕 "중국의 新동북공정 빌미 제공한 셈"
드라마 대본을 집필한 박계옥 작가와 연출가 신경수 PD 역시 뭇매를 맞고 있다. 박 작가는 이전 작품인 tvN 퓨전 사극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혐한 논란에 휩싸였다. 철인왕후는 고려인과 고려 문화를 비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비판을 받았다. 또 순전왕후와 신정왕후 조롱 논란과 함께,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박 작가는 철인왕후 종영 직후 중국 콘텐츠 제작사 항저우자핑픽처스 유한공사와 집필 계약을 맺었다. 누리꾼들은 조선구마사 논란이 터지자 이 부분을 부각하고 있다.
반면 신PD에 대해서 '이럴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인기 사극인 '뿌리 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을 연출한 PD인데, 조선구마사로 인기 사극 연출가 명성에 금이 갔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드라마 제작 지원과 협찬에 참여한 기업들은 잇따라 광고 철회에 나섰다. 누리꾼들이 조선구마사 관련 광고 기업 명단을 만들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하자 손을 든 것이다.
한편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4일 페이스북에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이 최근 한복과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新) 동북공정'을 펼치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선구마사를 방영한 SBS의 지상파 재허가 취소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청원 작성 이유에 대해 "SBS는 역사 왜곡에 힘을 실어주며 21세기판 문화 침탈에 앞장서며 공익성을 저버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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