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 등 일본 진보 원로 지식인들
"일본은 사죄하고, 한국은 합의 이행해야"
일본 진보 원로 지식인들이 2015년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바탕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적극 나서라는 주문이다.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의 원로 지식인들은 24일 일본 도쿄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 제언을 담은 공동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먼저 일본 정부에 2015년 위안부 합의문 내용 이행을 촉구했다. 당시 합의문에는 “일본 정부의 책임을 통감한다. 일본 총리로서 모든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다”는 부분이 있다. 일본 정부를 이끄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이 부분을 문서로 만들어 서명한 뒤 주한 일본대사를 통해 생존한 피해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제안이다.
또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을 사죄하는 고노 담화를 재확인하고, 이를 계승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일본 외무성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글렌데일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소송을 도왔던 점을 두고는 “(과거 잘못을) 잊지 않고 교훈을 기억하면서 후세에 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죄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에는 일본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약 104억원)의 사용 내역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부간의 공식 합의였다"고 인정한 만큼, 사용처를 공식 발표해 달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출연금은 생존 피해자 35명에게 각 1억원, 피해자 유족 58명에게 각 2,000만원씩 나눠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출연금으로는 일본 정부와 협의해 ‘위안부문제연구소’를 설립하고, 피해자가 겪은 고통의 역사를 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논문 작성에는 와다 하루키 교수, 우쓰미 아이코 게이센여학원대학 명예교수 등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2019년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시행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었다. 스가 정권이 출범한 지난해 9월에도 '한국은 적이 아니다. 이제야말로 한일 관계 개선을' 이란 성명을 통해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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