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소식은 실시간 보도, 민감한 내용은 빠져
"2019년 이후 북미관계 파행" 美에 책임 돌려
중국 매체들은 2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부터 발 빠르게 속보를 쏟아냈다. 하지만 내용은 맹탕이었다. 미사일 제원이나 북한의 의도,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 등 민감한 사항은 쏙 빼놓고 한국과 일본, 미국의 언론 보도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데 그쳤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한지 사흘 만에 북한이 도발하자 혈맹 중국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신화통신과 CCTV 등 관영 매체들은 한국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인용해 “북한이 이날 오전 함경남도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1일에 이어 두 번째 발사”라며 “나흘 동안 두 차례의 미사일 발사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체들은 “사거리 450㎞” 외에 추가 설명을 삼갔다. 다만 이후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는데 무게를 싣는 군 당국 분석과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북한은 지난해 3월 29일 이후 1년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라고 조심스럽게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와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탄도미사일 발사의 경우 ‘트리거’ 조항에 따라 자동적으로 유엔 안보리가 소집돼 대북 제재를 논의하는 만큼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듯한 뉘앙스도 비쳤다. 중국신문망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발언 등을 거론하며 “2019년 이후 북미관계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먼저 대화에 나서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
펑파이 등 일부 매체들은 한국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개최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했다. 아울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직접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공개하는 등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주변국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21일 북한의 단거리 순항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한반도 정세 발전과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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