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이 불교 국가인 고려 대체 위해 북한 건국 지지' 등
황당 설명 논란 일자 제작사 뒤늦게 중국 측에 수정 요청
기업 및 지자체 잇따라 광고 및 지원 철회?
제작 지원 및 촬영? 난항 예상
역사 왜곡과 지나친 중국식 소품 사용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이번엔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 북한의 기원을 다룬 드라마로 소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웹사이트 'WeTV'는 '조선 구마사'를 북한이 건국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드라마(This is a drama based on the historical facts of the founding of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소개한 것으로 25일 파악됐다. 홈페이지엔 '바티칸이 불교 국가인 고려를 대체하기 위해 북한 건국을 지지했다'(The Vatican supported the founding of DPRK to replace the Buddhist country 'Goryeo')란 내용도 적혀 있었다. 이 웹사이트는 중국 유명 IT 기업 텐센트에서 운영한다.
논란이 일자 제작사는 오류를 확인하고 뒤늦게 내용을 바로 잡았다. '조선구마사' 제작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웹사이트 '위 티비'에 번역 오류가 있었다"며 "해당 사안을 확인하고 수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해당 사이트에서 북한 및 바티칸과 관련한 문구는 빠진 상태다.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 시대를 배경으로 악령이 깃든 '생시'를 물리치기 위해 서역의 구마사제를 들이는 내용의 판타지 사극이다.
하지만 지난 22일 첫 방송에서 ①태종(감우성)이 아버지인 태조의 환영을 보고 백성을 무참히 학살하고 ② 조선의 왕족인 충녕대군(장동윤)이 기생집에서 서역에서 온 구마사제(달시 파켓)에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 등 중국식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을 내보내 역사왜곡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엔 이날 오후 3시 기준 5,0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이 지난 24일 올라 하루 만에 17만 명이 동의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커져 '조선구마사'는 제작에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이 광고 철회에 나섰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촬영 장소 협찬 중단을 선언했다.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드라마를 지원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이곳저곳에서 '조선구마사'와의 '손절'에 나선 분위기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KT와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등은 광고 편성 중단 조처를 했다. 전라남도 나주시는 드라마 촬영 장소인 나주영상테마파크 시설 사용허가를 철회하고 제작사 측에 마지막 장면에 삽입되는 나주시 로고 삭제를 이날 제작사에 요청했다. 경상북도 문경시도 '조선구마사' 제작사 측에 지급된 360만원 환수 검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돈은 지역 명소 홍보 목적으로 제작사에 지급됐다. 광고와 협찬 등 제작비 지원이 뚝 끊긴 데다 전반적인 내용 검수 및 일부 설정 수정이 불가피해 촬영과 방송에 난항이 예상된다. 전주이씨 종친회 측은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역사 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고 항의했다.
SBS는 전날 구마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중국식 소품 등이 쓰인 문제가 된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 검수를 위해 내주 예정된 방송을 결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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