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상징인 오륙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오륙도해맞이공원이 있다. 탁 트인 바다와 기암절벽 사이에는 트레킹할 만한 해안산책로가 있는데, 이곳은 인근 주민들은 물론 부산에 온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찾는 명소다.
지난 주말 반가운 봄비를 맞은 해맞이공원은 바다에서 밀려오는 안개가 공원 전체를 감싸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제법 가파른 언덕을 올라 숨을 가다듬으며 안개 낀 바다와 오륙도를 내려다보니, 봄 향기를 머금은 노란색의 수선화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끔 꽃집 앞을 지날 때 봤던 수선화가 지천으로 꽃밭을 이루고 있어 깜짝 놀랐다. 자연은 이렇게 자신을 찾아오는 이에게 ‘뜻밖의 선물’을 안기는가 보다.
수선화는 ‘나르시스가 연못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은 곳에서 핀 꽃’이라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고결하고 아름답지만 지독한 자기도취에 빠진 수선화. 순간 꽃잎에 맺힌 빗방울이 목동 나르시스의 눈물처럼 보여 가슴이 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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