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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 친모, 산부인과서 신생아 바꿔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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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 친모, 산부인과서 신생아 바꿔치기했다

입력
2021.03.26 11:48
수정
2021.03.26 20:5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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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딸이 낳은 아이 혈액형 검사 전 바꾼 듯"
병원 기록상 신생아와 죽은 여아 혈액형이 같아
신생아 A형, 김씨? B(BB)형, 전남편 AB형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의 40대 친모 석모씨가 지난 17일 검찰로 송치되기 전 구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석씨는 “DNA검사 인정하지 않는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의 40대 친모 석모씨가 지난 17일 검찰로 송치되기 전 구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석씨는 “DNA검사 인정하지 않는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경북 구미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와 사라진 아이는 산부인과 의원에서 바꿔치기 됐다는 경찰의 추정이 나왔다.

구미경찰서는 DNA 검사에서 숨진 여아의 친모로 나타난 석모(48)씨가 시내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채혈검사 전 두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은 당시 석씨의 딸 김모(22)씨가 아이를 낳은 곳으로, 석씨가 그즈음 자기가 낳은 딸을 손녀와 바꿔치기 했다는 것이 경찰의 추정이다. 김씨는 2018년 3월 30일 딸을 출산했다.

경찰은 추정 근거로 혈액형을 들고 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김씨의 산부인과 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신생아 혈액형이 숨진 석씨의 딸과 같은 A형이었다.

B(BB)형인 김씨와 AB형인 김씨의 전 남편 사이에선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다. 이들 둘 사이에선 B형이나 AB형만 태어날 수 있다. 병원에서 신생아 혈액형 검사를 잘못한 게 아니라면, 이들 부부가 낳은 아이가 아닌 제3자의 아이인 셈이다. 그 제3자는 김씨의 친모라는 게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경찰은 “드러난 증거와 정황상 석씨가 딸이 출산한 병원에서 자신과 딸의 아이를 서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혈액형 이외의)구체적 증거는 수사 중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오는 27일 만료되는 석씨의 구속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가 여전히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경찰에서 이미 네 차례 실시한 유전자검사를 재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정황은 뚜렷해졌지만 실종된 여아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석씨가 단독 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바꿔치기한 뒤 △보육원 등 시설 △석씨와 특수관계에 있는 가정 등에 맡겼거나 유기했을 가능성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석씨를 미성년자 약취유인과 시신유기미수 혐의로 송치한 뒤에도 구미경찰서는 물론 경북경찰청 강력팀을 대거 투입해 저인망식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미진하다. 그동안 구미시와 인근 지역 보육원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2018년 3월 전후에 위탁된 여아 중 김씨의 딸로 볼 만한 아이는 찾지 못했다. 석씨가 출산 사실을 끝까지 부인할 경우 사라진 아이의 행방 규명은 영구미제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수사팀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구미= 추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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