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장’ 대신 평양 주택부지를 방문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라는 점에서 함경남도 함주군의 시험발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위원장은 민생행보를 택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6일자 1면에서 김 위원장이 ‘호안다락식 주택구’를 건설할 구상으로 평양 보통문 주변 강안지구를 둘러보고 새로 생산된 여객 버스를 시승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전 함주에서 진행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 소식은 2면에 간략하게 실었다. 북한이 밝힌 신형전술유도탄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25일 시험발사장에는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무기시험을 지도했고 총비서 동지께 보고했다’는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민생을 먼저 챙기는 듯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우선 경제건설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그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지난 23일 평양 사동구역 송신, 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주택) 착공식에 참석해 ‘주거복지’를 강조했던 김 위원장은 이날 1만 세대와 별도로 올해 안에 평양 중심부에 800세대 주택을 건설하라고 촉구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행보는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병행적으로 추진하되, 올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성과 도출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한 ‘의도적인 거리 두기’라는 해석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기도 전에 북한이 무력시위를 감행,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현장을 참관하지 않는 방식으로 나름 수위를 조절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별다른 대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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