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둘러본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또다시 “중증 치매 환자”라고 발언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막말 경계령’을 내린 지 하루 만이다.
오 후보의 발언은 서울 강서구 증미역 유세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이) 집값이 아무 문제없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1년 전까지 넋두리 같은 소리를 했다”고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비판하는 맥락에서다. 오 후보는 “제가 (과거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난리인데 대통령 본인은 부동산이 안정돼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걸 지적한 것인데, 야당이 그 정도 표현도 못하느냐”고 따졌다.
오 후보가 언급한 광화문 집회는 2019년 10월 보수단체의 정부 비판 집회로, 전광훈 목사가 주도했다. 오 후보는 당시 연단에 올라 “사상 최악의 실업률, 사상 최악의 빈부 격차,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데,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한다”며 “중증 치매환자의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오 후보의 해당 발언을 걸어 “중도 이미지를 가진 사람처럼 알려져 있는데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넘어선 극우 정치인”이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막말 경계령’ ‘자만 경계령’을 내린 상황에서, 오 후보는 ‘증증 치매환자’ 발언으로 설화 논란에 스스로 기름을 부었다. 대통령을 '치매환자'에 비유한 것 자체가 과한 정치적 공격이기도 하지만, 치매(알츠하이머) 환자 비하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자 김종인 위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가 흥분해서 과격한 발언을 했다는 소릴 들었다"며 "내가 주의를 줬고 다신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선대위 회의에서 “말 한마디 잘못으로 얼마나 많은 표를 잃을 수 있는지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며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되고 언행에 굉장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입단속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21대 총선 직전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 등 막말로 역풍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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