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82> 3개월 수컷 술이
1월 동물권행동단체 카라 활동가들은 경기 안산의 한 야산에서 떠돌이개 가족을 구조했습니다. 엄마개와 1개월 된 네 마리의 강아지들은 나뭇가지와 서로의 온기에만 의지해 영하 20도의 강추위를 버텨내고 있었는데요. 그대로 두면 강아지뿐 아니라 엄마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낮았기 때문에 활동가들은 흰개 가족을 구조하기로 했습니다.
활동가들은 먼저 엄마개가 먹을 것을 구하러 간 틈을 타 강아지들을 포획틀 안에 놓고 기다렸습니다. 신중한 성격의 엄마개는 포획틀 주위를 기웃거리고 오가기를 수차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결국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포획틀에 들어왔고, 그렇게 흰 개 가족을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개는 포획틀 안에 들어와 활동가들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도 새끼들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그만큼 살뜰히 보살폈기에 새끼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활동가들은 강아지들을 잘 지켜낸 엄마개에게 비지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비지의 병원진료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불과 두 살 정도의 어린 나이였는데, 오른쪽 앞다리에 올무나 매듭에 오랫동안 묶여있어서 생긴 깊이 패인 상처가 발견됐습니다. 괴사되지 않은 게 다행이었는데요. 묶인 상처가 있던 다리와 같은 방향의 치아도 부러져 있었죠. 다리를 파고드는 무언가를 이빨로 뜯어낸 흔적으로 보입니다. 또 앞다리 안쪽에는 길이 1.5㎝의 금속성 물질이 발견됐습니다. 재질로 보아 총탄으로 추정됐는데요. 파편 조각도 발견됐습니다. 강아지들이 젖을 떼기 시작하고, 비지도 안정을 되찾은 다음 총탄 제거 수술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지가 어려움을 견뎌내고 지켜낸 네 남매는 다행히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이 중 유일하게 수컷인 술이(3개월 추정)는 유난히 덩치도 크고 식탐도 많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데요. 계단 오르내리기, 대중교통 타기, 전선 물어뜯지 않기, 가슴줄(하네스)하고 산책하기 등을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형, 누나개들과도 잘 지내고요. 터그놀이(장난감을 물고 흔들게 하는 놀이)를 가장 좋아한다고 해요. 아직은 강아지라 힘 조절을 잘 못할 때도 있는데, 지금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갈 예정입니다.
술이는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야산의 떠돌이개가 아닌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제 막 견생을 시작한 술이가 평생을 함께 할 가족을 기다립니다.
▶입양 신청하기: 카라
https://www.ekara.org/kams/adopt/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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