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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인권 탄압은 루머" 배후세력 겨눈 中, ‘보복제재’ 더 집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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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인권 탄압은 루머" 배후세력 겨눈 中, ‘보복제재’ 더 집요하게

입력
2021.03.28 15: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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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EU·英·美·캐나다 이어 '쿼드'도 제재 거론
종교 향해 "신장 문제 루머 조작 하수인" 비판
면화 관련 단체에 '강제노동' 오명 씌운 주범

25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무슬림 활동가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의 신장자치구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자카르타=EPA 연합뉴스

25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무슬림 활동가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의 신장자치구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자카르타=EPA 연합뉴스

중국이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놓고 서구와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를 보복제재하며 전선을 전방위로 넓혔다.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를 콕 집어 “다음 차례가 될 것(주잉 중국 시난정법대 교수)”이라는 엄포도 늘어놓았다.

특히 제재 표적을 노리는 중국의 셈법이 한층 집요해졌다. 대중 공세의 선봉에 선 정부와 정치권을 넘어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교와 단체까지 겨냥하며 반중 세력의 기세를 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中 “종교에 숨어 대중 강경제재 유도” 비판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중국 외교부가 27일 발표한 제재 명단에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회장과 부회장이 포함돼 있다. 중국의 제재 범위는 그간 주로 반중 정책을 주도하거나 관련 법안을 발의한 정부 관료와 국회의원에 국한됐다. 종교로 대상을 확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종교의 자유에 민감한 중국이 향후 공격받을 빌미를 감수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선 셈이다.

중국이 입장을 바꾼 건 미국 종교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종교계 인사들이 미 정부 정책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면서 강력한 대중 제재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신장위구르지역 무슬림에 대한 인권 탄압이 부각됐다고 중국은 판단하고 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28일 “미국에서 소위 종교인이라는 사람들은 종교라는 베일에 숨어 정부에 협조하고 대중 봉쇄를 추진하는 정치인들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USCIRF에 대한 좀 더 노골적인 비판도 터져 나왔다. 미 정부를 위해 신장 인권 관련 루머를 조작하고 퍼뜨리는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뤼샹(呂祥)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은 정보기관이 조직한 해외 인권단체와 연계해 USCIRF와 유사한 단체로부터 루머를 수집하고 정부정책에 반영하는 상투적인 수법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제재 명단에 올린 게일 맨친 USCIRF 회장은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의 부인이기도 하다. 중국 외교부는 “신장 문제에 대한 거짓말과 허위 정보, 정치적 조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장 면화 ‘강제노동’ 오명 뒤에는 美 정부 지원 영리단체 입김

2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행인들이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H&M과 나이키 등 일부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동에 우려를 표하며 신장에서 생산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중국에서 이들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2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행인들이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H&M과 나이키 등 일부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동에 우려를 표하며 신장에서 생산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중국에서 이들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은 서구국가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과도 일전을 벌이고 있다. 신장에서 생산한 면화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됐다며 스웨덴 H&M, 미국 나이키 등이 중국산 원자재를 거부하자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이 촉발한 소비자 ‘불매운동’이 확산돼 격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더 나은 면화계획(BCI)’을 반중 여론의 배후로 지목했다. BCI가 신장 면화에 ‘강제노동’이라는 오명을 덧씌우면서 기업들을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중국 중앙망은 “BCI의 입김이 커져 BCI 인증은 의류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BCI가 신장 면화 공격에 앞장서면서 업체들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BCI는 생산능력도 기술도 없는 비영리단체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BCI가 원래 취지와 달리 영리단체로 변질됐다”며 몰아세우고 있다. 미국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지원을 받으면서 강제노동 슬로건을 주도하며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BCI가 2019년부터 신장지역 면화 산업을 조사하면서 반중 조직의 편향된 정보를 주로 참고했기 때문에 진실성과 객관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다음 제재 대상은 BCI”라고 성토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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