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병원서 아이 바꿔치기 정황
신생아 혈액형도 부모 조합과 어긋나
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A씨가 17일 구미경찰서에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 여아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산부인과에서 발찌가 끊어진 채 촬영된 신생아 사진을 확보했다. 경찰은 숨진 아이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가 자신의 아이와 딸이 낳은 아이를 바꾸려고 고의로 발찌를 끊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28일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석씨의 딸 김모(22)씨가 산부인과에 입원해 있는 동안 끊어진 발찌가 신생아 머리맡에 놓여 있는 사진을 확보했다. 사진은 김씨가 출산 후 아기를 돌보면서 휴대폰으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부인과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산모 이름과 출생일, 성별 등의 인적사항을 담은 인식표를 붙인다. 주로 아기가 누워 있는 바구니 등에 표시하며, 팔목과 발목에는 띠 형태로 부착한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신생아를 구별하는 중요한 표식이기 때문에 병원 직원들도 함부로 끊거나 풀지 않는다.
한 신생아의 발목에 산모의 이름이 적힌 인식표가 달려 있다. 산부인과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곧바로 산모의 이름 등의 인적사항을 담은 발찌를 부착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은 김씨의 출산 다음날인 2018년 3월 31일 석씨가 처음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석씨도 경찰조사에서 출산 다음날부터 퇴원할 때까지 매일 산부인과를 방문했다고 진술했다. 직장 생활을 하던 석씨는 매일 퇴근 후 남편 김모씨와 함께 산부인과를 찾아 딸 김씨와 아기를 살펴봤다.
경찰은 석씨가 자신의 아이와 딸 김씨의 아이를 바꾸려고 발찌를 풀거나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석씨의 전 사위이자 사라진 아기의 아버지 홍모씨도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신생아 팔찌가 끊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출산 후 1주일 뒤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씨가 퇴원하기 전 신생아 혈액검사에서 김씨와 전 남편 사이에선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 나온 만큼 두 아이가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부인과 의원 기록상 아기 혈액형은 A형으로 나왔지만, 김씨는 BB형, 김씨의 전 남편은 AB형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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