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업장 선정… 계약만료 통보에도
기존업체는 "계속 영업할 것" 버티기
극약처방에 내달 1일 충돌 가능성도
국내 최대 퍼블릭(비회원제) 골프장인 인천국제공항 부지 내 스카이72 골프클럽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이 새 사업자를 선정했지만, 기존 업체(스카이72골프앤리조트)가 ‘계속 영업하겠다’며 버티자 참다 못한 인천공항이 ‘물과 전기’로 최후 통첩한 데 따른 것이다.
28일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에 따르면 공사는 내달 1일 이후에도 기존 운영사 스카이72가 골프장 영업 행위를 지속할 경우 전기와 수도 공급을 중단한다고 최근 통보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새 사업자인 KMH신라레저가 사업 개시를 못 하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9월 스카이72와의 20년 토지 점유 계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후속 사업자로 KMH신라레저를 선정한 바 있다.
인천공항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단전과 단수라는 극약 처방을 들고 나온 데에는 스카이72와 벌이고 있는 법적 다툼이 있다. 공사는 계약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스카이72가 부지 반납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월 인천지법에 명도소송을 냈고, 스카이72는 같은 달 말 계약갱신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고래 싸움에 불똥은 골프장 근로자에게 튀고 있다. 김경욱 공사 사장이 지난 2월 분쟁 종식 내지는 합의를 압박하기 위해 꺼낸 “분쟁 종료 전까지는 골프장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말에 골프장 종사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된 스카이72 캐디 등 골프장 근로자들이 지난 25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앞에서 고용안정 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같은 날 골프장 새 운영자 신라레저는 고용 승계와 임금 5% 인상 등을 약속했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기존 운영사 스카이72의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토지주일 뿐 영업 중단을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 단전과 단수는 형사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며 '강대강' 대응을 예고했다.
단전과 단수를 둘러싸고 양 측이 충돌할 가능성이 대두되자 인천공항 사장이 선언한 '1일부터 골프장 시설 시민에 무료 개방'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시설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실무선에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2005년 문을 연 스카이72는 지난해까지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72는 골프장 조성비와 각종 금융비를 제하고도 2,000억 원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용기간 종료된 토지를 붙들고 근로자들의 불안감, 이용객들의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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