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에 국내 조선업 주가가 뛰고 있다. 잦은 결함으로 유명한 중국 선박에 이어 일본에서 건조한 선박마저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7포인트(0.16%) 내린 3,036.04에 장을 닫았다. 지수는 6.7포인트(0.22%) 오른 3,047.71에 출발했으나 장 중 등락을 반복하다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힘을 못 쓰는 가운데 조선업은 전일 대비 1.95% 상승해 강세를 보였다. 지난 26일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2조8,000억 원에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전일 대비 3.45% 오른 7,490원에 장을 마감했고, 올해 들어 연이어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2.11%), 한국조선해양(1.52%) 등도 주가가 올랐다.
조선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에버 기븐(Ever Given)호' 사건과 관련이 깊다. 에버 기븐호는 일본 이마바리조선이 2018년 대만 선사 에버그린에 인도한 컨테이너선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강풍에 휘청거리다가 운하 제방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에버 기븐호는 사고 약 일주일 만에 일부 재부양에 성공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일로 일본 선박 품질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의 잦은 고장 사례는 이제 익숙해져 버린 상태인 데다, 일본에서 건조된 선박도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빈약한 명분을 내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으로의 선박 주문량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사고 당일 컨테이너 운임 상승 기대로 주가가 15.96%나 폭등한 컨테이너선사 HMM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9.37%나 폭락한 3만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수에즈 운하 사고가 생각보다 빨리 해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6억 원, 1,292억 원어치씩 팔아치운 탓이다. HMM 영향으로 해운사 업종은 이날 7.81% 대폭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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