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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 비극 그 후… 발달장애 아들, 자립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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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배동 비극 그 후… 발달장애 아들, 자립 준비한다

입력
2021.03.30 04:30
수정
2021.03.30 07: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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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최모씨, 지난 1월 지적장애 인정받아
4월부터 체험홈 살며 자립 준비 나설 예정
최씨 도운 이성우 경위 "지속적 관심 필요"

김씨 모자가 살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주택가 모습. 붕괴 위험이라고 적힌 주택 벽면이 선명하게 보인다. 오지혜 기자

김씨 모자가 살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주택가 모습. 붕괴 위험이라고 적힌 주택 벽면이 선명하게 보인다. 오지혜 기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비극을 맞았던 방배동 모자의 사연(관련보도 [단독] 사망 5개월 만에 발견된 엄마, 노숙자가 된 아들…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알려진 이후 아들 최모(37)씨가 장애인 등록을 하고 사회 적응 훈련을 받는 등 복지망에 편입돼 자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 서초구청에 따르면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최씨는 지난 1월 18일 장애인 등록을 마쳤다. 서초구 관계자는 "당초 일정한 치료 기간 등의 조건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검사 결과 선천적 원인이 발견돼 예상보다 빨리 장애 등록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어머니 고(故) 김모씨와 단둘이 살던 최씨는 어려서부터 발달장애가 있었지만 값비싼 검사·치료 비용이 드는 탓에 장애인 등록은 하지 못했다(관련보도 30대 아들 장애등록에 수백만 원, 엄두 못 내고 눈 감은 엄마). 의료급여라도 받으려면 부양의무자인 최씨의 친부가 가족을 돌볼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했지만, 친부는 김씨와 이혼 후 연락이 끊긴 지 오래여서 최씨는 병원을 제대로 다닐 수가 없었다.

장애 등록이 완료되면서 최씨는 △장애인 복지카드 발급 △장애 수당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등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초구는 "서울시 발달장애 지원센터와 연계해 최씨가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돕고 있다"면서 "(보도 이후) 최씨를 향한 후원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부양의무자이던 아버지와 연락이 닿아, 그간 받지 못했던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도 받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1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선언한 터라 앞으로 최씨와 같은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최씨는 다음 달부터는 발달장애인 주거생활지원센터(체험홈)에서 홀로 설 준비에 나선다. 서초구는 "자립을 할 수 있게끔 교육 등을 제공하는 체험홈에서 최대 1년간 지낼 예정"이라며 "이후에는 혼자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도 하기 때문에 주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배동 모자 사건, 아들 최용준씨를 보호 중인 이성우 경위. 왕태석 선임기자

방배동 모자 사건, 아들 최용준씨를 보호 중인 이성우 경위. 왕태석 선임기자

현재 최씨는 이성우(53) 동작경찰서 경위의 주선으로 이 경위 친구의 집에 머물고 있다. 노숙하던 최씨를 발견해 지속적으로 돕고 있는 이 경위는 "최씨를 일주일에 한 번꼴로 보고 있는데 현재 밝은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 경위는 "지금 와 돌아보면 주위의 관심 부족이 가장 안타까운 지점"이라면서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사회가 노숙인 등을 향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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