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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역대급 매도' 주인공,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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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역대급 매도' 주인공,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은 누구?

입력
2021.03.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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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펀드' 출신으로 '새끼 호랑이' 별칭 붙어
실제 자산 5배 이상 끌어모아 투자했다 '마진 콜'

자신의 신앙 사업을 설명하는 빌 황 아케고스 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 유튜브 캡처

자신의 신앙 사업을 설명하는 빌 황 아케고스 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 유튜브 캡처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일시적으로 벌어진 대규모 매도의 발단이 된 인물로 헤지펀드 투자자 빌 황(Bill Hwang·한국명 황성국)이 지목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 언론에서 묘사하는 빌 황은 2000년대까지 화제를 뿌렸던 '타이거 매니지먼트' 출신으로, 과감한 투자로 큰 수익을 내왔지만, 2012년 내부자 거래 혐의로 홍콩에서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29일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빌 황은 26일 국제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 진행된 최소 190억 달러(약 21조 5,200억 원) 규모의 블록딜에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시장에 정통한 투자자들에 따르면 그가 운영하는 가족재단인 뉴욕 소재 '아케고스(Archegos) 캐피털매니지먼트'가 규모 200억 달러 이상 자산을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대규모 매도가 이뤄진 것은 실제 자산의 최대 5배에 이르는 투자를 시도했다가 기업 쪽에 악재가 생기면서, 해당 매입분을 청산(마진 콜)해야 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시장 참여자들에 따르면 그의 실제 자산 규모는 50억~100억 달러 남짓이지만, 자산의 5배에 이르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바이어컴CBS 등 미국 미디어 기업과 바이두 등 중국 정보기술(IT)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이날 이어진 대규모 블록딜(대량매매)의 대상이 됐다.

한국계 이민 2세인 빌 황은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카네기멜런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1990년대 초 한국의 현대증권에서 일했던 그는 당대의 유명 헤지펀드인 타이거 매니지먼트에 연락해 자신의 고객으로 삼았고,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면서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운영한 줄리언 로버트슨의 눈도장을 받았다.

로버트슨은 2006년 인터뷰에서 그를 "최고의 세일즈맨"이라며 "당시 아무도 집중하지 않았던 한국에 우리를 소개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월가에 입성한 빌 황은 아시아 투자 전문인 타이거아시아펀드를 운용했으며, 로버트슨 은퇴 후에도 '새끼 호랑이(Tiger Cub)'라는 별칭과 함께 활동해 왔다. 그러나 홍콩 증시에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거래한 사실이 포착돼, 2012년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가족 회사인 아케고스를 설립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지금까지 연간 16%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높은 수익 덕택인지,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골드만삭스 등도 결국 그에게 돈을 내줬다.

황은 투자 내역을 잘 공개하는 투자자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벌어들인 돈을 이용해 '오디오 성경' 사업을 하고 국내외 언론에서 이를 적극 홍보했다.

일부에선 이번 '마진 콜' 사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부풀어 오른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전조가 아니냐는 관측도 일고 있다.

하지만 26일 미국 나스닥 등은 전반적 주가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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