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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 '학폭 서당' 아닌 다른 서당인데... "그만둘 각오하고 있다"는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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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 '학폭 서당' 아닌 다른 서당인데... "그만둘 각오하고 있다"는 훈장

입력
2021.03.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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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의 풍교헌 서당 훈장, 좌절과 부담감 토로
"문제 청학동 서당, 훈장도 없는 보호시설"?
"폐쇄 주장 충분히 이해... 아이들 미래가 가장 중요"

29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하동=연합뉴스

29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하동=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경남 하동군 청학동에 있는 한 서당에서 '엽기 학교폭력' 사태가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청학동에서 '풍교헌' 서당을 운영 중인 강동의 훈장은 해당 서당이 아닌 다른 서당을 이끄는 훈장으로, 피해를 보게 된 입장임에도 "오히려 서당을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학동에 서당의 이름을 달고 운영되는 시설이 여덟 군데 있는데, 제대로 잘 돌아가는 곳이 몇 곳일지 자신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청학동 상업적으로 변질... 문제 서당, 서당이라 볼 수 없는 보호시설"


청학동 서당 기숙사의 폭력을 밝힌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청학동 서당 기숙사의 폭력을 밝힌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31일 TBS '이승원의 명랑시사'에 출연한 강 훈장은 "청학동 서당은 한 곳이 아니라 여덟 군데가 있다"며 "공교육 학교의 산촌 유학시설과 방학캠프 시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다니는 대안교육 시설 등이 서당 이름을 쓰면서부터 이 서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서당 예절 캠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상업적 목적으로 변질됐다"는 설명이다.

문제가 발생한 서당에 대해서는 "해당 서당은 사실 서당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안 된다"며 "서당의 본연의 기능은 아무것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훈장도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서당은 문제아들을 묶어 놓은 보호시설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며 학생들끼리 있었던 일을 알 수 없다는 서당의 해명에도 "관심이 없고 학생들을 유심히 보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해로 항의전화 받지만... "나도 다시 평가받아야" 자책도


강동의 훈장이 운영하는 풍교헌 서당에서 명심보감을 읽고 배우는 모습. 강 훈장이 운영하는 풍교헌 서당은 '엽기 학폭' 상황과는 무관한 서당이다. 유튜브 캡처

강동의 훈장이 운영하는 풍교헌 서당에서 명심보감을 읽고 배우는 모습. 강 훈장이 운영하는 풍교헌 서당은 '엽기 학폭' 상황과는 무관한 서당이다. 유튜브 캡처

강동의 훈장은 '엽기 학폭' 서당을 이끈 당사자가 아니다. 하지만 김봉곤 훈장과 더불어 여러 매체에 자주 출연하면서 '청학동 훈장'으로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이 때문에 오해로 인한 항의 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나도 내세울 것이 없다"며 "(서당 과정이 잘 돌아가는지) 나도 평가를 다시 받아봐야 한다"고 자책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이 지역에 살고 있었던 훈장이라는 사실이 요즘처럼 부담스럽고 힘들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라고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외부에서는 서당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봤다. "현재 있는 청학동 서당들 가운데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절반 정도인 것 같다"면서도 "자신할 수 없다"고 했다.

강 훈장은 서당 폐쇄를 요구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당연히 (문제) 서당은 없어져야 된다"며 "교육 자격을 좀 갖춘 분들이 그 문제아를 받아 학생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면 유지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없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또 서당의 폐쇄가 학교 폐쇄, 지역경제 기반 붕괴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역경제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아이들의 미래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 있다면 나라도 (아이들을 돕기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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