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윤기중 명예교수 모시고 사전투표소 찾아
"父 ?기력이 전 같지 않아? 모시고 왔다" 짧은 답변
'대권행보' 질문엔 묵묵부답… "정치적 표명 자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했다. 검찰총장 사퇴 이후 첫 공개 행보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표소 주변에는 지지자와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몰려 들었다. 그러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 것이란 관측과 달리 윤 전 총장은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 측은 아직은 정당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서울 서대문구 사전투표소인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백수십 명이 몰렸다. 유튜버 수십 명이 실시간으로 각기 중계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윤석열 파이팅" "검찰 해체시켜주세요" 등을 외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오전 11시 4분쯤 검은색 K7 차량을 타고 도착했다. 먼저 내려 측근과 함께 지팡이를 짚은 윤 명예교수를 부축하고 투표소로 향했다. 들어서는 길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첫 공식일정으로 택한 이유' '투표장에 부인이 아닌 부친과 함께 온 이유' 등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요즘 기력이 전같 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만 짧게 답했다.
주민센터로 들어선 윤 전 총장은 투표 안내인의 설명에 따라 윤 명예교수를 모신 뒤, 관외 선거인 기표함에서 투표를 마쳤다. 신분 확인부터 투표까지 걸린 시간은 3분 남짓이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은 윤 명예교수가 거주하는 곳으로, 서초구에 거주하는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친을 수행하기 위해 관외 선거구로 발걸음 했다.
취재진의 이어지는 질문엔 묵묵부답이었지만, 지지자가 청하는 악수에는 응했다. 윤 전 총장은 투표 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지지자가 손을 내밀자 악수했다.
윤 전 총장은 오전 11시 11분쯤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주민센터를 나서는 길에도 '사전투표 소감'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한 검찰 내부의 정치적 중립성 비판' '대권 행보 해석에 대한 입장' '입당 및 정치적 행보 본격화 시점'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윤 전 총장은 부친과 차량을 타고 투표장을 빠져나갔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총선 때는 본투표에 참여했지만, 이번엔 사전 투표 첫날 이른 시간에 투표소를 찾았다. 이 때문에 최근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힘을 싣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일정은 윤 전 총장 측이 사전에 언론 등에 알렸다.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첫 공개 일정이기도 했다.
사전투표 참여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는 해석에 이날 향후 행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침묵'을 선택했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윤 전 총장은) 연로하신 아버님을 모시고 투표한 후 가족과 점심 식사를 할 예정"이라며 "(윤 전 총장은) 현장에서의 정치적 의사 표명이나 투표 촉구 등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인도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자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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