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대표 수법 사용된 '코너스톤네트웍스'
경영권 장악 먹잇감 삼은 '해덕파워웨이 축소판'
돈 세탁 거친 펀드 자금 흐름의 세부 지류 파악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옵티머스의 세탁 자금 약 36억원이 흘러 들어간 코스닥 상장기업 코너스톤네트웍스(코너스톤)의 전직 대표이사를 최근 소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옵티머스 자금 흐름의 세부 지류(支流)를 파악하는 데 있어 코너스톤 관련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고, 세탁 자금의 최종 종착지 규명에 막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먹잇감’으로 삼은 특정 업체에 펀드 자금을 쏟아부어 경영권을 장악한 뒤, 해당 기업을 쥐고 흔든 옵티머스의 전형적인 수법이 드러난 또 하나의 사례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전자교육장비ㆍ지능형로봇 등 제조업체인 코너스톤 대표를 지낸 이모(48)씨를 지난달 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옵티머스의 투자를 받게 된 구체적 경위, 투자금의 정확한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씨는 다른 코스닥 업체 인수 과정에서의 대금 지급 분쟁과 관련해서도 별도 고발을 당한 상태다.
검찰이 코너스톤 사례에 주목하는 건 옵티머스가 370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장악했던 ‘해덕파워웨이’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너스톤에는 두 차례의 복잡한 세탁 과정을 거친 옵티머스 자금 35억8,000만원이 유입됐다. 옵티머스의 핵심 돈 세탁 창구이자 관계회사인 ‘셉틸리언’이 대한시스템즈를 경유해 19억4,000만원, 곧바로 16억4,000만원을 각각 투자한 것이다.
문제는 옵티머스의 투자 시점이다. 코너스톤은 지난 2019년 9월 초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 인수를 추진할 당시, 셉틸리언을 통해 옵티머스 자금을 투자받았다. 이와 함께 더 많은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도 시도했다. 하지만 이후 빗썸 인수 시도가 흐지부지되면서 각종 투자 공시를 번복했고, ‘불성실공시 기업’으로 지정돼 증권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엔 회계감사에서 ‘거절 의견(기업 유지가 힘들다)’을 받아 상장폐지 관리종목이 됐다.
검찰은 이런 정황상, 코너스톤 투자도 옵티머스 측의 다른 사기 행각과 비슷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있거나 당장 급전이 필요한 기업들을 상대로 세탁된 펀드 자금을 쏟아 부은 뒤, 영향력을 행사해 거액을 편취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건실했던 선박 부품 제조사였던 해덕파워웨이가 경영권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 자금이 투입되고, 이후 각종 권리 관계에 문제가 생겨 상장폐지에 이른 경우와 흡사하다는 얘기다.
옵티머스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인사는 “옵티머스 자금의 최종 종착지를 찾아내는 데 있어 검찰이 코너스톤도 유심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아울러, 코너스톤에 투자된 돈은 결국 펀드 사기로 발생한 ‘범죄 수익’이라는 점에서 이를 환수할 방안이 있는지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너스톤 측은 “현재 직원 대부분이 퇴사해 회사에서 답할 여력이 없다. 현 대표가 (검토 후) 연락을 줄 수 있으면 주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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