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오태양 미래당 후보 인터뷰
"변희수·김기홍 등 사망이 출마 계기...
진정한 민주주의는 다양성에서 시작"
“내가 서울시장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7일 실시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후보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자신은 한국사회의 ‘다양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성(性)소수자 커뮤니티와 취약 계층 옹호를 기반으로 한 유일한 서울시장 후보”라면서도 오 후보의 등장을 불편해하는 한국사회 일각의 분위기를 전했다.
오 후보는 6일(현지시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선거 현수막 훼손 사례부터 언급했다. 그는 “현수막은 내 목 바로 아래 부분에서 가로로 훼손됐다”며 “마치 내 머리를 자르려고 하는 듯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성소수자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라면서 “현수막을 찢은 사람은 성소수자의 존재를 떠올리지 않고 살 권리가 있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서울 마포구 홍대 문화공원에 걸려 있던 오 후보의 현수막 3개가 찢어지고 불태워지는 등 훼손된 사건이 발생했고, 경찰은 5일 특정 종교인으로 알려진 가해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오 후보는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 한 변희수 전 하사, 제주 트랜스젠더 활동가 김기홍씨, 이은용 극작가 등 성소수자의 사망을 보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왜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을까”라고 자문하면서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별 금지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시 조례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오 후보는 다양성 확대를 또 다른 출마 사유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충분한 돈을 벌면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다른 종류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한 민주주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디언은 “경제력과 기술 발전, K팝, 한식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나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라며 “오 후보의 출마로 보수적 한국 사회 일부가 뿔이 났다”고 진단했다.
한편 매체는 “유권자들은 정부가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경제 부흥에 박차를 가하지 못한 데에 실망하고 있다”며 이번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집권 민주당과 좌파 성향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해석했다. 또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여당 시장의 성적 비행으로 비롯됐다면서 마지막 여론조사를 토대로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부산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박영선ㆍ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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