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 우석대 교수 라디오 인터뷰
"사전 답사 가능성,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
서울 노원구에서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에 침입해 어머니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25세 남성 김태현에 대해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소유욕에 따른 연쇄살인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범죄를 '애정을 가장한 연쇄살인'으로 규정하겠다"며 "온라인에서 친해졌다가 오프라인에서 교제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분노한 것을 두고 망상장애라고 보기엔 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망상이 아니라 긴밀한 사이가 돼야 하는데 상대 여성이 거부하니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여성의 거부 의사를 무시한 것에 대해선 "이들의 사랑은 단지 소유욕일 경우가 많고 스토킹이 무서운 건 범인이 소유하기로 마음먹는 순간 그 대상이 죽어서라도 자기 것이 될 때까지 고군분투한다"라고 분석했다.
전혀 관련 없는 가족까지 죽인 것에 대해선 "사실은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인다. 아마도 사전 답사를 통해 그 집에 여성 3명만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냥감인 큰딸을 기다리면서 마치 방해물을 제거하듯 혹은 분풀이하듯이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동안 범행 장소에 머물며 사실상 '일상생활'을 한 것과 관련 "자포자기해서 발각될 때까지 시신 곁에서 성취감이나 승리감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신 옆에서 뭔가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만의 욕구를 충족시켰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가 마포대교를 검색했던 것과 관련해선 "고조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현실 감각을 깨우기 위해 자해를 하기도 한다"며 "각성 상태에서 너무 흥분해서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 가능성에 대해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부족한 사람인 건 분명해 보이고 그래서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스토킹의 낌새가 보일 경우 대처 방법과 관련해서는 "최선의 대안은 경찰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고 거절할 때도 모욕감을 유발하지 않게 조금 신경을 쓰는 게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23일 세 모녀가 사는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이들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검거됐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2, 3일 조사를 마친 뒤 4일 구속했다.
김씨는 5일 오후 9시쯤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구속 후 첫 조사를 마친 뒤 호승차에 오르며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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