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정국은 요동칠 것이다. 3가지 경우의 수에 따른 정치 지형 재편 전망, 차기 대선주자들의 유불리를 정치·선거 전문가 6명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다.
①‘민주당 전패' 대 '국민의힘 2승’이면
더불어민주당이 서울ㆍ부산 두 곳에서 모두 진다면, 선거를 지휘한 이낙연 전 대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 전 대표에게 패배 책임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시사평론가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재명 경기지사 대세론이 더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권 주류인 친문재인계가 책임론에 휩싸이며 쇄신 목소리가 분출할 텐데, 쇄신 방향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질 공산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개혁을 더 가열차게 하지 못해서 졌다’는 주장과 ‘외연을 더 넓히지 못해 중도를 놓쳐서 졌다’는 주장이 분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밀리면 끝”이라는 위기감에 친문계가 오히려 결집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친문계는 당 지도부 사퇴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의식'을 일시적으로 치른 뒤 물밑에선 그립을 더 강하게 쥘 것"이라며 "이 전 대표 빈자리를 채울 제3주자를 찾아 대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궐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당 대표 경선(5월 9일) 국면으로, 친문계가 이전처럼 목소리를 크게 낼 순 없을 것이다. 신율 교수는 “친문계는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갖기 위해 5월 경선을 미룬 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급상승세를 탈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제3지대 주자들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무력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제3지대는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배종찬 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보수 야권 정계 개편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 등을 '흡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선택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배 소장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권에 도전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 안정적으로 지지율 3%를 넘기는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은 변수다. 유창선 평론가는 “윤 전 총장은 일단 독자 노선을 걸으며 힘을 키워 대선 직전에 국민의힘을 오히려 자신이 흡수하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승리가 국민의힘 주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성민 대표는 “'중도'로도 대선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②‘민주당 1승' 대 '국민의힘 1승'이면
민주당이 한 곳에서만 이겨도 이후 정국이 확 달라진다. 배종찬 소장은 “어려운 선거에서 선방한 셈이라 이낙연 전 대표가 부활할 수 있는 정치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박성민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 주류가 힘을 회복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친문 주류가 차기 대선 과정에 더 많은 목소리를 내려 할 것”이라고 했다.
'1대 1'에 대한 평가를 놓고 당내 계파 갈등이 번질 수도 있다. 최창렬 교수는 “친문은 ‘어려운 선거에서 이겼다’고 자평하며 친이재명계와 정면 대결을 펼치려 할 것"이라며 "비(非)문재인계는 '민심을 보라, 이긴 게 이긴 게 아니다'라고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 곳만 놓쳐도 참패다. 여론조사에서 뜨거운 정권 심판 열기가 확인됐음에도 '국민의힘은 그래도 아니다'라고 민심이 판정한 것으로 읽힐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보수 진영의 '새 집'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힘을 얻을 것이다. 유창선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해체 수준의 위기를 맞고, 윤석열 전 총장 주도로 야권 판이 새로 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③‘민주당 2승' 대 '국민의힘 전패’라면
민주당이 2곳에서 역전승을 거두면, 여론조사 무용론과 언론 불신을 외치며 쌓인 개혁 과제를 더 강력히 추진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낙연 전 대표가 다시 탄력을 받아 이재명 지사와 2강 구도를 다시 구축하고, 문 대통령의 국정 장악과 친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엔 '사망 선고'다. 탄핵 사태 때보다 더 어지러운 격랑에 휩싸이며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는 것이 불가피하다. 윤 전 총장은 보수 진영의 유일무이한 대안으로서 대선 레이스에 조기 등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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