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코로나19 검사 수 대폭 늘려야"
찬성 쪽 "이젠 자발·선제적 검사 시스템 갖춰야"
반대 쪽 "효과 떨어져…혼란만 커질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0명대로 늘었고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넘어가 4차 대유행 위기감만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신속 자가 진단키트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5월부터 코로나19를 집에서 스스로 검사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 역시 자가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단 생활을 하는 단체 시설 등에선 코로나19를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며, N차 감염의 원인인 무증상자를 더 빠르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일부는 이미 우리나라는 신속한 검사 체계를 갖춰 자가 진단키트가 필요 없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자가 진단키트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탓에 무증상자를 더 찾지 못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가 진단키트 도입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검사 수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대학원 교수는 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사 양성률이 일주일 평균 1.5%까지 올라갔다. 검사를 더 늘려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선 의료진이 하는 검사를 더 늘리기 어려워 자가 진단키트라도 도입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보육 시설이나 산업단지, 학생 기숙사는 본인이 검사하려면 밖에 나가야 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검사를 안 하게 돼 유행이 확산되면 (확진자 수가) 크게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재욱 "청년·중년층 내 무증상자 찾는 데 효과"
기 교수는 자가 진단키트는 PCR 검사보다 정확성이 떨어져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 번 반복해서 하면 민감도를 올릴 수 있다"며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사람들이 써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자가 진단키트 도입에 대해 반대해 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고육지책으로라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 교수는 "이젠 거리두기로 피곤한 상황인데 또 단계를 강화해 영업 제한을 하면 손실 보상 방안이 같이 나와야 한다"며 "지금 특별히 새로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는 청년·중년층을 위해서라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6일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감염 전파가 퍼지는 청년과 중년층은 대부분 직장인들"이라며 "사회 활동이 활발한 인구에서 무증상 상태 감염이 확산하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찾으려면 선제적으로, 자발적으로 검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거리두기 강화만이 답…빨리 올려야"
반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 진단키트는 유용하지 않고, 오히려 확진자 판단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자가 진단키트는 검사 접근성이 떨어지고 유병률이 높은 나라에서 유용하다"면서 "검사를 받으러 한두 시간씩 가야 해 검사를 안 하게 되는 나라에서 유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처럼 가까운 곳에서 검사 받아 24시간 안에 확실한 결과를 볼 수 있는 나라에선 유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또 "자가 진단키트는 확진 검사보다 위양성률, 위음성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판단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오히려 거리두기 단계를 신속하게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리두기를 상향 조정한다고 해도 효과는 2, 3주 후에 나타난다"며 "올릴 때는 빠르고 좀 더 강도 있게 단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거리두기 단계 기준으로 봐도 지금은 단계를 올려야 되는 상황인 건 분명하다"며 "정부의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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