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 1만8,800여 개에 비닐장갑만 대략 1,200만 장.
7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가 내놓을 쓰레기 양이다.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탄소 제로 시대, 이제는 선거 풍경이 좀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환경단체가 가장 문제 삼은 건 현수막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현수막은 읍면동 단위로 후보자마다 선거 전 2개, 선거 후 1개를 게시할 수 있다. 서울시장 후보자 12명이 이 규정에 따르면 폐현수막만 해도 최대 1만5,264개가 나온다. 부산시장 후보자 6명이 배출할 폐현수막도 최대 3,492개다.
문제는 이 현수막이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해 폐기물로 처리된다는 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전국서 발생한 폐현수막 9,220톤 중 재활용된 것은 33.5% 정도에 그쳤다. 61.3%는 소각됐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폐현수막의 경우 재활용이 어렵고, 재활용된다 해도 마대자루처럼 부가가치가 낮은 데다, 처리 비용만 해도 톤당 30만 원이 든다"며 "SNS 등 온라인을 통한 홍보가 가능하고 동네마다 벽보가 붙고 집집마다 공보물도 보내주는데 현수막이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라 말했다.
투표 시 양손에 비닐장갑을 끼게 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소독제를 바른 뒤 양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선 당시 약 5,800만 장의 비닐장갑이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재보궐 선거 유권자가 1,200만 명 수준으로 투표율 50%를 가정하고, 양손에 장갑을 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최소 1,200만 장의 비닐장갑 쓰레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허승은 녹색연합 활동가는 "지난해 총선 때야 정보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 해도 이제는 코로나19가 비말 감염, 호흡기로 전파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비닐장갑을 쓰라고 관성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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