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매직이 다시 살아났다."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나온 평가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 재건을 위해 투입된 지 10개월 만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목표를 달성했다. 일단 여의도를 떠나겠다고 했지만, 내년 대선 레이스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승리가 유력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의 표시이자, 상식이 이긴 선거"라며 "서울·부산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서울에선 지난해 연말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주목 받으면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한때 퍼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노련하고도 집요한 선택으로 오세훈 당선자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에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2016년 19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승리를 이끌어 '선거의 달인'에 올랐다. 지난해 21대 총선 막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나, 참패를 막지 못했다. '매직'에 금이 갔지만, 이번 압승으로 그의 내공을 다시 입증했다.
김 위원장은 일단 '집으로' 향한다.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그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면서도 "일단 정치권에서 떠나기 때문에 밀려 있는 일도 처리하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잠행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차기 대선주자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손잡고 여의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얼마 전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을 붙잡았다"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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