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거 때마다 영향력 입증한 SNS
박영선·오세훈, 7일 0시부터 투표 호소 글 올려
朴 "새바람 부는 중" vs 吳 "여론조사 실현을"
7일 0시를 끝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끝이 났다. 그러나 각 후보와 캠프가 투표함을 열기 직전까지 치열하게 선거운동을 벌이는 곳이 있다. 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벌이는 '투표 독려 운동'이다.
SNS 투표 운동은 과거 주요 선거에서 선거 흐름을 뒤집은 계기가 됐다. SNS는 각 진영과 지지 세력의 주요 결집 수단으로, 투표를 망설이는 유권자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SNS를 통한 여론전을 어떻게 펼쳤느냐에 따라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할 수도 있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정반대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3%포인트 차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1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것이라며 격차가 더 벌어지도록 지지자들을 향해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박영선 "거짓말 심판하자"… 투표 호소 손편지도
박 후보는 이날 새벽 인스타그램에 '투표일을 맞이하여'란 제목의 투표 호소문을 올렸다. 그는 "거짓말을 심판하고 정직한 서울을 만들겠다"며 "시민 여러분의 이런 진심이 모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녁 8시까지 투표가 계속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저 박영선, 여러분과 함께 승리를 향해 뚜벅뚜벅 가겠다"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유튜브에 'D-Day, 박영선이 마지막으로 호소드립니다'란 제목의 1분 30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자신이 만난 시민들의 모습을 담으며 자신에게 투표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새바람이 불고 있다', '투표하면 우리가 승리한다'는 문구를 담아 역전극을 만들어내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민주당은 SNS에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며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모티콘 민주 퀴즈' 포스터를 만들어 올리며 '#투표 안 할 것 같은 친구 소환'에 해시태그를 달아 투표를 독려했다.
박 후보는 진보성향 누리꾼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투표와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박 후보는 보배드림 사이트에 '진짜 박영선입니다. 보배드림이 묻고 박영선이 답합니다'란 제목의 글과 함께 "써니 언니 박영선입니다.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공론화해주는 보배드림 회원님들은 이 사회의 블랙박스 같은 분들"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우상호 의원은 클리앙에 투표를 호소하는 내용의 박 후보가 직접 쓴 손편지를 올렸다. 우 의원은 "절박한 심정으로 클리앙에 박 후보의 말씀을 전달하러 왔다"며 "민주당과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달라. 투표하면 이길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 달라"고 적었다.
오세훈 "공정과 정의 세우겠다, 투표로 응어리 풀자"
오 후보도 뒤질세라 SNS 투표 독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 후보는 7일 0시가 되자 인스타그램에 투표 호소문을 올렸다. 그는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청년들의 분노와 국민들의 원하는 희망을 보았다"며 "공정과 정의를 다시 세우고 상생의 서울을 반드시 만들겠다는 약속도 꼭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나라,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정치에 응어리진 마음은 투표를 통해 푸십시오"라며 자신에게 투표해 정권 심판을 이뤄낼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인스타그램에 오전 10시와 정오 등 두 시간 간격으로 투표 독려 글을 올리고 있다. 오후 2시 기준으로 투표 독려 글을 올린 것만 열한 개째다. 투표소를 검색하는 URL도 올리며 "꼭 투표장에 나와주십시오. 여러분이 실제로 투표해야 여론조사 결과가 실현된다"고 적었다. 박 후보와 큰 격차를 벌릴 수 있게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페이스북에 투표용지 두 번째 칸에 도장을 찍은 이미지와 함께 '마스크와 신분증 2가지 꼭 챙기세요'라는 문구를 올렸다. 기호 2번을 찍어 달라고 강조한 것이다.
SNS 투표 독려, 실제 유권자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누리꾼들은 각 진영에서 최대한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투표 인증 사진과 투표 독려 글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선거운동 기간 발언과 사진 등을 올리거나 각 당의 색깔을 연상하게 하는 파란색, 빨간색 물건 사진을 올렸다.
7일 오전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에는 투표에 해시태그를 단 글이 50만 건 이상 올라왔다. 트위터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보궐선거 관련 키워드가 언급된 트윗은 520만 건이 넘는다. 사전투표가 치러진 3일 기준으로 사전투표도 9만 건 이상 트윗 되며 누리꾼들은 선거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각 캠프와 진영에서 SNS에 공을 들이는 건 과거 선거에서 SNS의 영향력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트위터 언급량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맞붙었는데, SNS 여론을 주도한 박 후보가 당선됐다.
같은 해 서울시장 선거 투표일이었던 10월 2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온라인 분석 시스템을 통해 트위터 흐름을 분석한 결과, 오후 3시 500여 건에 불과했던 박원순 키워드는 오후 4시 3,000여 건으로 치솟았다. 오전까지만 해도 나경원 키워드가 앞섰지만 오후 4시를 기점으로 투표 종료 시간까지 박 후보가 트위터에선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노무현 바람이 만들어진 2002년 12월 19일 16대 대선은 온라인 여론의 영향력이 선거 판세를 뒤바꾼 대표 사례다. 대선 당일 오전 투표율이 저조하자,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후에 사이버 투표 독려를 벌였다. 그 결과 20·30세대 유권자들이 뒤늦게 투표장으로 대거 나왔다.
대선 투표일 바로 전날인 12월 18일 밤 당시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지지를 철회했지만,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사이버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였고, 투표일인 19일 오후 광화문에 집결해 개표 응원전을 벌이며 지지층 이탈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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