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조사 중
브레이크 과열 추정 국과수 감식 실시
3명이 숨지는 등 62명의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제주 4중 추돌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이 사고 차량인 8.5톤 화물트럭 운전자를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 원인을 8.5톤 트럭의 브레이크 과열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5시 59분쯤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추돌사고를 낸 화물트럭 운전자 A(41)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과실 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날 오후 이번 사고로 3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60여명이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가 큰 만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화물트럭 운전자 A씨는 사고 당시 5·16도로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주행하던 중 앞서 가던 1톤 트럭과 서행 중인 시내버스 1대를 추돌했다. 이 충격으로 정류소에 정차해 있던 다른 시내버스 1대도 사고차량과 부딪히며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버스 2대에는 각각 30여 명의 탑승객이 타고 있었으며, 버스정류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근에 있던 보행자까지 크게 다쳤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버스 탑승객 3명이 숨졌고, 1톤 트럭 운전자와 버스 탑승객 등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외에도 54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현재 사고 원인을 8.5톤 트럭의 브레이크 과열에 따른 페이드(내리막길에서 연속적인 브레이크 사용으로 인한 제동력 상실)현상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화물트럭 운전자 A씨로부터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트럭은 2017년식으로 노후 차량은 아니지만, 4년 만에 58만㎞ 넘게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차량은 이날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한라봉과 천혜향 등을 싣고 5·16도로를 이용해 제주항으로 이동 중이었다. 사고 차량이 지나온 5·16도로는 경사도가 급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길로, 평소 대형 화물트럭 등은 해당 도로를 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앞서 7년 전에도 사고 현장 인근 도로에서 대형 화물차와 택시가 충돌해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화물 트럭에 대한 정밀 감식을 실시하는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해당 화물운송업체 측은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사고 트럭은 불법 구조변경 사항도 없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책임감 있게 조속히 피해 관련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제주대학교 학생 2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대학 측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대는 이날 오후 2시 총장 주재로 사고 대책 회의를 열어 이들 피해 학생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주대는 피해 학생 소속 학과별로 일대일 면담 지원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제주도와 제주경찰청 등에 사고 발생 지역에 CC(폐쇄회로)TV 설치, 과적 차량 운행 금지 또는 단속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제주도도 대형교통사고 발생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종합대책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사업용자동차 대형 교통사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3급 교통사고로 구분됐다”며 “3급 사고는 행정시에 사고대책본부가 설치되지만 이번 사고는 최근 10년 내 사상자가 가장 많은 대형 사고임을 감안해 도 주관으로 사고 수습을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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