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경선 유리할지 몰라도 본선 위험 커져"
이낙연 전 대표 하락세도 이 지사에 악재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여권 잠룡들의 대선 가도도 달라지고 있다. 이번 선거를 이끈 이낙연 전 대표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아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대선이 11개월가량 남아, 너무 일찍 독주체제가 형성되는 데 대한 부담 때문에 이 지사도 마냥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8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선거 패배에 대해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며 “당의 일원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 지사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선거로 확인된 정권 심판 바람으로, 이 지사 역시 위기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고, 민주당이 위기에 처하면서 여권에서는 차기 대선주자 후보 중 “‘될 사람’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온다. 이재명 대세론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당내 경선 단계까지만 작동한다. 지금 분위기로 내년 대선을 치를 경우, 민주당에 등 돌린 민심은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낙연 위상 흔들리면 이재명에도 악재
여권에서 이 지사에 이어 지지율 2위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번 선거 패배 책임으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도가 이 지사에게 꼭 호재라고 할 수 없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안정적 2강 구도가 깨지면 제3의 주자가 다크호스로 부상해 판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부재가 이 지사로서는 ‘순망치한’인 셈이다.
여기에 당내 주류인 친문재인계도 이 지사를 아직 ‘확실한 우리편’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언제든 제3주자를 띄울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 친문계 의원은 이날 “이 지사는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며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다면 배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친문 주자를 찾아 경선에 참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제3주자로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조만간 총리직 사퇴 시점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여권 대선 레이스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흥행을 위해 치열한 당내 경선이 필수”라는 게 민주당의 명분이다. 경선 흥행 측면에서 이 지사도 당분간 독주보다는 경쟁체제를 잘 활용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