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일 종료되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를 3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확진자 급증세를 감안해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주점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고, 수도권의 식당·카페, 노래방, 헬스장 등도 하루 평균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설 때는 1시간 영업 단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확진자 숫자로 보면 거리 두기는 이미 2.5단계 기준을 넘어선 지 오래이지만 당분간 핀셋 방역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하루 확진자가 700명 안팎인 상황에서 거리 두기 단계 조정 유보가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이번 조정만으로 4차 유행 기세를 막기에 역부족이라거나 1, 2주 만에 확진자 폭증 우려가 있다는 것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행태는 중증환자가 줄어들어 과거보다 나아진 점도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증가하는 등 새로운 우려 요인도 적지 않다. 코로나가 다시 급증하는 해외에서 지금 문제가 되는 것도 변이 바이러스다. 선제적 확산 방지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거리 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할 경우 이미 1년 이상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더는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정부가 우선 핀셋 방역으로 대처하는 것도 이 같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3차 유행을 제대로 잡기도 전에 시작된 4차 유행을 지금 초기 단계에서 통제하지 못한다면 뒤늦게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민 각자의 자발적 방역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으로 지난해처럼 효과적 자율 방역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 일부 백신을 둘러싼 불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부득이하게 거리 두기 단계 강화가 아닌 핀셋 방역을 택했다면 정부는 좀 더 정교하고 치밀한 추가 대책으로 코로나 확산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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