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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와 명분 모두 챙겼다"... SK-LG 배터리 분쟁 최대 승자는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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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와 명분 모두 챙겼다"... SK-LG 배터리 분쟁 최대 승자는 바이든

입력
2021.04.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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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일자리, '기후변화' 핵심 전기차 업계 챙겨
'지식재산권 양보 없이 원칙 지켰다' 평가도 나와
안보보좌관, USTR 대표, 상원의원 총출동 총력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2년을 끌어온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쟁이 타결로 막을 내리면서 최대 승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회사 중재를 성사시킴으로써 미국 일자리와 전기자동차 업계도 챙기고, 공정과 지식재산권의 중요성도 지켰기 때문이다. ‘실리와 명분’ 모두 그의 몫이었다.

10일(현지시간) SK-LG의 배터리 갈등 타결 소식이 알려진 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합의는 미국 내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고 일자리 창출을 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올해 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배터리 부품 미국 수입을 10년간 금지하기로 결정했을 때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은 진퇴양난 상황에 처했다. 재판에서 진 SK 측은 조지아주(州)에 건설 중이던 공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배수진을 폈고,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를 막아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11일이 시한이었던 ITC 거부권 행사를 압박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지재권 문제로 중국을 공격하던 명분이 훼손될 판이었다. 미국 대통령이 영업비밀 침해 관련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도 없었다.

그렇다고 상황을 그대로 둘 경우 타격도 감내해야 했다. SK 측이 실제 미국 사업 철수를 강행하면 조지아에서 6,000개의 일자리가 날아가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인 ‘기후변화’ 분야의 중심 산업 전기차 생산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SK이노베이션 제공

특히 조지아의 정치적 상징성도 컸다. 공화당 텃밭이었던 조지아는 지난해 대선을 거치며 28년 만에 민주당 지지로 넘어왔다. 1월 결선투표에서 상원의원 2명도 민주당이 모두 차지해 상원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지아를 사수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로 몇 주 동안 양측에 합의를 종용하던 한미 정부 당국자의 골칫거리가 사라졌다”라고 전했다. 지난 2일 미국에서 열렸던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한미 안보실장 양자 협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 문제 해결을 주도했고, 존 오소프ㆍ라파엘 워녹 등 조지아의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도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행정부, 의회를 총동원해 배터리 분쟁을 해결했고, 결국 경제와 원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챙긴 셈이 됐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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