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55세 미만 화이자·모더나 교차 접종
WHO "아스트라제네카 이익이 위험성보다 커"
두 제약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씩 맞는, 이른바 ‘교차 접종’ 방식을 택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혈전(혈액응고)증 부작용 논란에 휩싸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불신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교차 접종의 과학적 효능은 아직 담보할 수 없지만,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고육책에 가깝다.
프랑스 고등보건청(HAS)은 9일(현지시간) 국민에게 교차 접종 방식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에 이어 두 번째다. AZ 백신 1회차 접종을 마친 55세 미만(약 53만3,000명) 대상자가 두 번째 접종에선 화이자ㆍ모더나와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맞는 방식이다. 유럽에서 AZ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한 환자가 모두 55세 미만으로 파악돼 연령 기준을 여기에 맞춘 것이다. 앞서 1일 독일도 AZ 백신을 맞은 60세 미만에 화이자ㆍ모더나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라고 권고했다.
두 나라 공히 교차 접종의 목적은 부작용 최소화에 있다. 도미니크 르귈뤼덱 HAS 청장은 교차 접종을 일컬어 “안전을 위한 논리적 선택”이라고 했다. 전날 토마스 메르텐스 독일 예방접종위원장도 “교차 접종은 틀림없이 안전하다”면서 “어떤 백신이든 두 번 맞을 경우 면역 반응이 더 좋아지도록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교차 접종 효과를 입증할 연구 자료는 충분하지 않다.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도 “적절한 자료가 없어 우리가 권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교차 접종은 주로 백신 공급 병목현상을 해소하는 용도로만 활용돼왔다. 올해 1월 미국에서 1차 접종 백신 종류를 모르거나, 중증 환자인데 동일 백신 물량이 없는 경우에 한해 교차 접종을 허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관련 연구는 진행 중이다. 영국에선 2월부터 성인 820명을 대상으로 2회 접종이 필요한 화이자ㆍAZ 백신을 한 번만 맞는 임상시험이 시작됐고, 러시아 연구진도 자국 백신 스푸트니크V와 다른 백신의 교차 접종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가 끝나지 않은 만큼 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등 보건당국은 AZ 백신을 계속 맞으라는 입장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9일 화상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질병과 사망 위험이 (AZ) 백신과 관련한 매우 작은 위험보다 몇 배는 더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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