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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원 운동화가 7000만 원으로…'스니커즈 리셀'에 꽂힌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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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원 운동화가 7000만 원으로…'스니커즈 리셀'에 꽂힌 백화점

입력
2021.04.11 2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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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고가의 '스니커즈 리셀숍' 개점하는 이유
MZ세대 '가치소비' 욕구 공략…백화점 유인책으로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미국 최대 규모의 스니커즈 리셀샵 ‘스태디엄 굿즈’와 손잡고 압구정점 명품관에 매장을 오픈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미국 최대 규모의 스니커즈 리셀샵 ‘스태디엄 굿즈’와 손잡고 압구정점 명품관에 매장을 오픈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 화장품이 아닌 스니커즈 리셀숍이 들어오고 있다. 스니커즈 리셀은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입해 원래 가격의 웃돈을 붙여 파는 소비 행위를 일컫는다. 그동안 온라인 플랫폼에서 남성 소비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 백화점이 온라인 플랫폼 등과 협업해 리셀숍을 속속 개점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이 형성되는 중이다.

'재테크' 혹은 '가치소비'의 수단으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최근 1층에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입할 수 있는 스니커즈 리셀숍 '아웃오브스탁'을 국내 최초로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최근 1층에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입할 수 있는 스니커즈 리셀숍 '아웃오브스탁'을 국내 최초로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국내 최초의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손잡고 지난해 12월 영등포점 1층에 동명의 매장을 개점했다. 영등포점을 전면 리뉴얼하면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로, 1980년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취향을 반영해 스니커즈 리셀숍을 도입한 것이다. 아웃오브스탁에선 가수 지드래곤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 '나이키 에어포스 파라노이즈 OG'부터 발렌시아가, 구찌 등 수백만 원에 달하는 명품 스니커즈까지 희소성 높은 제품들을 볼 수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미국 최대 스니커즈 리셀샵 '스태디움굿즈'의 국내 단독 판권을 확보하고 최근 압구정점 명품관에 매장을 열었다.

과거 마니아 일부의 취향으로만 여겨졌던 스니커즈 리셀은 최근 MZ세대의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로 불리며 주류 소비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한정판인 '나이키 에어포스 파라노이즈'는 21만 9,000원에 출고됐지만 한 때 판매가가 400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여기에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희소성 높은 제품을 사려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까지 맞물려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스니커즈는 명품백, 명품 의류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나를 과시하는 가치소비가 가능한 품목으로 MZ세대에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MZ세대 유입 효과 기대

지난 2월 '더 현대 서울'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협업해 오픈한 스니커즈 리셀숍 '브그즈트 랩'의 매장 전경. '나이키 x 슈프림' 컬렉션을 전시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번개장터 제공

지난 2월 '더 현대 서울'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협업해 오픈한 스니커즈 리셀숍 '브그즈트 랩'의 매장 전경. '나이키 x 슈프림' 컬렉션을 전시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번개장터 제공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초고가 스니커즈로 MZ세대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의 이목까지 끄는 경우도 생겼다. 더현대서울이 2월 오픈한 스니커즈 리셀숍 '브그즈트랩'은 판매가가 7,000만 원까지 치솟은 '나이키 덩크SB 로우 스테이플 NYC 피죤'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보던 고가의 스니커즈를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매주 주말이면 대기번호가 100번대 이상 이어진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구조의 한계를 보였던 백화점 입장에서는 스니커즈 리셀숍이 MZ세대를 매장으로 끌어들일 효과적인 유인책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리셀숍 자체의 판매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MZ세대의 발을 묶고 다른 품목으로도 소비를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중고거래가 뜨는 만큼 성과에 따라 향후 다른 사업으로 확장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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