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과업체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트레이 사용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오리온의 경우 "포장 트레이를 제거하고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나, 해태제과와 롯데제과는 아직 트레이 포장 제거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12일 서울YMCA에 따르면 제과 3사(해태제과·롯데제과·오리온)를 상대로 플라스틱 트레이의 사용 중단 계획을 조사한 결과, 트레이를 사용 중단하겠다고 밝힌 곳은 오리온뿐이었다. 오리온은 "중국 오리온 신규 공장의 경우 트레이를 제거한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추후 국내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태제과와 롯데제과는 트레이를 제거할 계획이 없다. 해태제과는 "자사 충격 테스트 결과 트레이를 제거할 경우 파손 없는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다"며 "내용물 보호, 생산 효율, 재료 단가 측면에서 플라스틱 외 대체재도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종이 박스와 플라스틱 트레이 중 어떤 방식이 더 친환경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카스타드 트레이에 재생원료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 YMCA는 제과 3사에 각각 '홈런볼(해태)' '카스타드(롯데)' '초코칩쿠키(오리온)'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PS) 재질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할 계획이 있냐는 질의문을 보냈다. 이는 △트레이를 제거해도 제품 보호에 큰 차이가 없고 △같은 성질의 과자를 트레이 없이 포장하는 업체도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국일보는 지난 1월 박수일 연세대 패키징공학과 교수 연구실의 도움을 받아, 플라스틱 트레이의 제품 보호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한 바 있다. 당시 실험에 사용한 5개 제품 중 3개에서 트레이의 제품 보호 기능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기사:[제로웨이스트] '홈런볼' 낙하실험, 플라스틱 트레이 없으면 부서질까)
지난 7일 환경운동연합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라스틱 트레이는 재질과 크기가 다양해 재활용이 어려운 불필요한 포장재"라며 해태제과·롯데제과·농심·동원F&B에 트레이 제거를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업들이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트레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줄인 사례들이 중소기업·협동조합 등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플라스틱 문제에 선구적으로 해결 의지를 밝힌 기업은 몇 없고, 그마저도 연구·개발 중이라는 말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에게 플라스틱 트레이 폐기물을 받아 기업에 전달하는 '플라스틱 기습행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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