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접종 중단 · EU는 도입 연기?
WHO "미국과 유럽 조사 결과 지켜볼 것"
미 보건당국이 얀센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 중단을 권고하자 전세계에서 접종 중지와 도입 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13일(현지시간) 얀센 백신에서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혈전 발생 사례가 6건 보고됐다며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CDC 발표에 따르면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는 모두 18~48세 여성이고, 이 중 1명은 숨졌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보건당국의 발표 직후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35개 주는 얀센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미국의 발표 이후 다른 나라에서도 접종 중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같은 날 "부작용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예방적 조치로 접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현재까지 2만8,900여명의 보건 · 의료종사자가 얀센 백신을 접종한 상태다. 얀센 백신을 승인한 캐나다는 접종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얀센의 모(母)회사인 존슨앤드존슨(JJ)에 혈전 사례와 관련된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아직 얀센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유럽은 도입 시기를 더 늦출 전망이다. JJ는 미 당국의 발표 이후 유럽 백신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스테판 드 케이르스마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보건분야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이 백신과 혈전 사이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며 “유럽의약품청(EMA)이 계속 조사해 어떤 조치를 권고할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단 미국과 유럽의 검토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HO는 "면밀히 지켜보며 EMA와 FDA 검토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부작용 보고에 관한 전 세계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바로 추가 조사에 나섰다. CDC는 14일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회의를 소집해 얀센 백신의 안전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FDA는 얀센 백신에 사용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 기술을 면밀 조사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도 같은 기술이 사용됐는데, FDA는 두 백신에서 유사한 혈전 사례가 나타난 만큼 해당 기술이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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