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얀센 백신 접종 중단
접종 지연 시 8월 한미연합훈련까지 타격
오는 6월부터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려던 국방부 계획에 경고등이 켜졌다. 우리 보건당국이 11일 혈전증(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지는 현상)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30세 미만 접종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미국 보건당국이 13일(현지시간) 희귀 혈전증을 이유로 얀센 백신 사용 중단을 권고하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장병 대다수가 만 30세 미만인 군 입장에선 AZ 접종 중단에 따른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국방부에 따르면 전체 장병 58만1,000명 중 45만 명(77.5%)이 30세 미만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5일 군인·경찰·해경 등 사회필수인력 대상 접종 시기를 2분기로 앞당겼다. 이에 따라 6월부터 최전방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 격·오지, 지휘통제실, 항공기 및 함정 근무자 등을 대상으로 AZ를 접종할 예정이었다. 이와 별도로 군은 보건 인력과 해외파병부대에 대한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국방부는 "백신 종류가 바뀐다든지 하는 다양한 상황 변화를 고려해 장병 백신 접종 준비를 이달 말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AZ 접종이 중단되더라도 대체 백신을 활용해 '6월 접종 개시' 일정을 맞추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대체 백신 중 하나인 얀센 백신마저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마저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Z와 함께 국내에 도입된 화이자 백신은 75세 이상 고령층에 물량이 배정돼 있어 장병들에게 접종할 여유분이 없다.
정부는 14일 얀센 백신 도입 계획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로선 당초 계획대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백영하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얀센 백신의 미국 내 접종 중단과 관련해 국내 도입 계획은 아직 변경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질병관리청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을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주한미군은 이날부터 얀센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얀센의 경우 2분기에 계약 물량인 600만 명분 중 일부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 중이다.
만약 접종이 지연될 경우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연합훈련)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연합훈련 축소나 연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 훈련의 정상 실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축소됐던 부대 차원의 야전훈련 정상화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다만 군 차원의 코로나19 방역이 안정세인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명 전후인 것과 달리 군에선 올해 들어 5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훈련에 참가하는 장병이 1만 명 남짓인 만큼 이들에 한해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정상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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