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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대했는데...'당권' · '합당' 얘기만 쏟아낸 국민의힘 중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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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대했는데...'당권' · '합당' 얘기만 쏟아낸 국민의힘 중진들

입력
2021.04.14 18: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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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주호영(앞줄 가운데)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중진의원들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주호영(앞줄 가운데)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중진의원들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4·7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당의 진로를 놓고 14일 한자리에 모인 국민의힘 중진들은 '혁신'과 '쇄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당권'과 '합당'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청년 및 2030세대를 위한 전국정당으로의 변모 등 초선 의원들과는 다소 결이 다른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공식 회의를 갖고 향후 당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성명을 낸 초선 의원들의 요구에 중진 의원들이 어떤 식으로 화답할지 관심이었다.

모두발언에서 중진 의원들은 “여당보다 더 혁신하고 쇄신해야 한다”(이명수 의원), “당의 혁신을 일관되게 계속 추진해나가야 한다”(박진 의원)고 주장해 혁신과 쇄신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비공개 회의에선 차기 당권을 둘러싼 얘기들만 주로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주 대표 대행과 정진석 의원이 당 대표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역시 당권 도전을 노리는 홍문표 의원은 관련 기사를 언급하며 “보궐선거가 끝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만과 독선 정치를 시작했다”고 두 사람을 향해 면전에서 날을 세웠다. 이에 주 대표 대행과 정 의원은 “그런 일 없으니 우려할 것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고성도 오갔을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30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의 주제는 대부분 국민의당과 합당 논의였다고 한다. “선거 때 약속한 국민의당 합당은 지켜야 한다”(서병수 의원) "야권 통합은 국민의 명령이고 순리다. 통합이 곧 자강이다”(정진석 의원) 등 중진 의원 대부분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서두르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 이슈가 혁신과 동떨어진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자체적인 혁신 방향을 잡기도 전에 합당으로 이슈를 몰아가는 게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합당 문제는 향후 야권 재편과 대권 레이스를 관리해야 할 차기 당권 주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혁신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이를 주장하는 중진 의원들의 이해관계와 더 맞물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당 혁신 방법을 제시한 서병수 의원은 "(이번 선거가) 직선제 이후 이어진 산업화ㆍ민주화 세대의 퇴진을 요구한 게 아닌가”라며 "'내가 나서는 게 당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젊은 사람이 등장해서 새로운 정치 세대를 구축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인지'를 뒤돌아보고 생각하자”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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