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ㆍ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안정세가 이어지던 서울 아파트값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0.07% 올라 지난주(0.05%)보다 10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노원구 상승폭이 0.17%로 지난주보다 2배 가까이 뛴 것을 비롯해 송파, 강남, 서초, 양천구 등 재건축 단지가 많은 지역이 상승을 주도했다. 인근 경기와 인천은 계속 상승 폭이 감소하고 있다. 선거 기간에 여야 모두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대는데도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기간에 공약한 한강변 아파트 50층 허용 공약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층고 제한 완화를 연내 확정하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도 이번 재ㆍ보궐 선거로 확인된 민심에 따르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하는 당정 태스크포스팀을 이번 주에 가동하기로 했다. TF는 1주택 실거주자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함께 젊은이와 무주택자의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역시 집값 상승을 자극할 정책들이다.
물론 선거로 표출된 민심을 따르는 것은 민주주의 체제 정당의 당연한 의무이다. 특히 ‘벼락 거지’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치솟은 집값으로 인한 젊은 세대와 무주택자의 박탈감이 극심하다는 점에서 공급 확대와 일부 계층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것을 비판할 수는 없다. 또 공급 확대 정책이 당장 집값은 자극하더라도 중·장기 안정에는 도움이 된다는 주장 역시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모처럼 안정되던 서울 집값을 다시 들썩이게 하는 것은 내 집 마련의 꿈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여야가 ‘동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울 부동산 정책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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