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두근두근’ ‘콩닥콩닥’ ‘쿵쾅쿵쾅’거리는 느낌이 들어요. 심장이 불규칙하게 ‘탕탕’ 치는 듯해요. 가슴속에서 심장이 한 번이나 연달아 가볍게 덜컹대는 듯한 증상이 생겨요.”
이처럼 분당 60~100회 뛰는 심장박동이 갑자기 빨라지거나(빈맥), 늦어지거나(서맥), 불규칙해지는 것을 부정맥(不整脈·arrhythmia)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돌연사(90%)의 주범이자 뇌졸중(30%)도 유발한다.
부정맥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이다.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리는 심방세동은 전 인구의 2% 정도(100만 명)에서 나타나지만 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치료율은 매우 낮다.
무질서하게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이 생길 때 재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뇌졸중ㆍ심부전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심방세동을 방치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2배, 뇌졸중 위험이 5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심방세동 위험을 알리는 예측 인자가 남녀가 서로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메디컬센터 미치엘 포르투후이스 박사 연구팀이 성인 200여만 명의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심전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들 가운데 1만2,000명(0.6%)은 심방세동 환자였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이 연구에서 고혈압ㆍ당뇨병ㆍ흡연 등 심방세동 위험 요인을 고려했을 때 여성은 BMI가, 남성은 허리둘레가 심방세동과 관련이 매우 높았다.
여성은 BMI로 평가했을 땐 심방세동 예측 정확도가 23%, 허리둘레로 평가했을 땐 12% 개선됐다. 반면 남성은 허리둘레로 평가했을 때 심방세동 예측 정확도가 30%, BMI로 평가했을 때 23%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구에서는 18.5~24.9가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 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허리둘레가 90㎝ 이상인 여성과 100㎝ 이상인 남성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위스콘신대 심장 전기생물학 전문의 매튜 칼스쇼이어 박사는 “심방세동과 관련해 임상의들은 과체중과 비만을 측정하는 표준인 BMI를 점검하지만, 허리둘레는 점검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지 못하면 콩닥콩닥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고, 숨이 차는 등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며 “심장이 파르르 떨리는 심방세동은 심장 안에서 피가 굳는 혈전이 생길 위험이 커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심방세동으로 진단되면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반드시 적절한 항응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해 부정맥을 없애고 정상 맥박으로 복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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