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고 희생자 공동묘지 이장 거부하자 시신 꺼내?
"시민단체, 사망자 수 과장... 폭도 대응일 뿐" 주장?
시위대는 군부 선제 공격… 시민군 전환 가속화
미얀마 군부가 무자비한 유혈 폭력 희생자들의 무덤까지 파헤쳤다. 시민들의 증언이 잇따르지만 "시위대 간 총격에 의한 사망"이라며 학살 사실도 부정했다. 군부의 만행과 궤변에 분노한 시민들은 무장 수준을 높이고 선제 공격에 나서고 있다.
20일 미얀마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남부 바고시 시위 진압군은 전날 오전 시내 공동묘지에 군병력을 보내 9일 숨진 12구의 시위대 시신을 무덤에서 꺼내 인적이 드문 맹지로 내던졌다. 악몽 같은 현실을 죽음으로 면한 이들을 부관참시(剖棺斬屍)한 것이다. 군인들은 '봄 혁명의 영웅'이라고 적힌 추모비도 산산조각 냈다. 바고 시민들은 "군인들이 '공동묘지 조성은 불법이니 이장하라'고만 말한 뒤 하루도 안 돼 일방적으로 시신을 훼손했다"고 분노했다.
군부는 전날 국영방송을 통해 학살 사실을 부인하고 사망자 숫자도 축소했다. "실제 사망자 수는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주장하는 738명이 아니라 258명"이라는 것이다. 이어 "240명은 시위대의 선제 공격에 군경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숨졌고, 나머지는 자연사이거나 시위대끼리 서로 총을 쏘다 사망했다"며 죽음의 책임마저 시위대에 떠넘겼다. AAPP의 사망자 집계는 외신들이 인용하고 있다.
AAPP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알려진 피해 사진과 동영상만 집계해도 군의 조준 사격과 중화기 선제 공격으로 사망한 인원이 군부가 주장하는 숫자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오히려 AAPP는 "군부의 시신 탈취 등으로 파악하지 못한 인원을 추가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738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객관적이고 정확한 근거로 피해를 집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반격에 나섰다. 사가잉주(州) 시위대는 15일 시민 2명을 불법 체포해 이동하던 군 장교의 차량에 총격을 가해 이들을 구출한 뒤 차량을 불태웠다. 군병력이 추가 진압에 나서자 사제 무기로 무장한 시위대는 18일까지 사흘간 게릴라전으로 맞섰다. 특히 사가잉의 시위대는 인접한 소수 민족 반군 4곳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고 기초 군사교육까지 받고 있다. 사실상 시위대에서 시민군으로 성격이 변한 셈이다.
시위대의 무장 흐름은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이미 군부와 교전이 치열한 만달레이와 양곤 등 대도시는 물론 지방의 샨ㆍ친ㆍ카렌주 시위대도 사제 총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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