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3개월 남은 도쿄올림픽의 국내 관중 수용 규모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당초 이달 중 구체적인 상한 수준을 정할 예정이었지만 2개월 정도 미뤄질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올림픽 개최 직전에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정해진 관중 수에 따라 티켓 판매와 환불은 물론 도쿄올림픽 방역 방법과 진행 인원 등이 좌우되는 점을 감안하면, 결정을 연기하기로 최종 확정할 경우 대회 운영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의 감염 확산세가 어디까지 갈지 가늠하기 어려워 이 같은 입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아 긴급사태 선언을 요청한 오사카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구급차를 부른 코로나 환자가 이송될 병원이 결정되지 않아 7시간이나 기다리는 일이 벌어졌다.
마이니치신문 등은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등이 대회 관중 상한선 결정 시기를 6월로 늦추는 쪽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에 따라 현 단계에서 감염 상황을 전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정부와 조직위, 도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은 28일 온라인 5자회의를 열어 결정을 연기할지 최종 확정한다. 앞서 지난달 20일에 열린 5자회의에서는 외국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관중 상한은 4월 중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정부와 조직위는 관중 수 상한에 대해 무관중, 정원의 50% 이내로 최대 5,000명까지, 정원의 50% 이내로 무제한 등 3가지 가운데 감염 상황에 맞게 선택할 방침이다. 두 번째 안은 경기장 소재지가 긴급사태 선언 또는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의 대상인 경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긴급사태 선언 시 도쿄올림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어떤 형태로든 개최는 강행할 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관중 상한 판단의 기준이 되는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는 심각한 지경이다. 전날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 발령을 요청한 오사카에서는 16~18일 코로나 환자가 119구급차를 부른 38건 가운데 보통 60분 이상, 최대 7시간을 구급차에서 대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사카 방역당국은 병상이 정해질 때까지 환자를 일시적으로 머물도록 하는 '입원환자 대기 스테이션'을 설치하기로 했다.
도쿄 지역도 긴급사태 선언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오사카부와 효고현, 도쿄도 등 3개 광역지자체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긴급사태 선언 시 지자체장은 영업시간 단축이나 휴업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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