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가 봄이 끝나기 전부터 갖은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도쿄올림픽 본선, 카타르월드컵 예선 등으로 촉박한 일정 속에 역대급 명장면을 쏟아내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선 선수와 구단, 심판 판정 등을 둘러싼 논란들이 역대급으로 다양하게 펼쳐지면서다. 팬들의 냉소적인 여론도 커지면서 선수와 구단들의 자성과 긴장이 필요한 때란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시즌 개막 전부터 21년전 성폭력 의혹이 불거져 논란의 중심에 섰던 K리그1(1부리그) FC서울 주장 기성용(32)은 최근 땅 투기의혹으로 부친 기영옥(65) 단장과 경찰 수사를 받게 됐고, 유럽에서 뛰다 각각 전북과 FC서울에 입단한 백승호(24)와 박정빈(27)은 과거 자신들을 지원해 준 수원삼성과 전남과 쓴 ‘복귀 합의서’ 패싱 논란으로 팬들에 실망을 안겼다.
조용한 구단을 찾아보기도 어려울 정도다. 대구는 선수단 내 상습 가혹행위 논란이 뒤늦게 불거졌다. K리그2(2부리그) 안산에선 시·도민구단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지역 유력 인사의 ‘선수 꽂아 넣기’ 논란이 불거져 수사기관이 들여다보고 있고, 충남아산에선 데이트 폭력 논란으로 자국 리그에 서지 못하던 료헤이(27) 영입을 둘러싼 일부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거세다.
한동안 잠잠하던 선수들의 음주운전도 재발했다. 부천 문광석(25), 충남아산 이재건(24)은 시즌 초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각 구단과 계약해지 했다. 이런 흐름 속에 안산은 과거 도핑 파문 및 음주운전 적발로 퇴출됐던 강수일(34)을 영입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운영하는 K리그 심판들은 비디오판독(VAR)까지 하고도 굵직한 오심들을 반복하며 판정 신뢰도를 뚝 떨어뜨리고 있다.
다수의 사건이 시시비비를 더 가려야 하는 상황인지라 구단들의 하소연도 많다.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연고지 내 정쟁에 따른 폭로전이 많다”며 일부 논란에 대해선 언론중재위원회 재소 등을 검토하는 등 논란에 맞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구단 관계자는 “성적에 매몰돼 최근 수 년 사이 기준이 부쩍 높아진 도덕적 잣대를 놓치는 게 아닌지도 돌아봐야 할 때”라고 꼬집는다.
△가혹행위 △성폭력 △합의 위반 △음주운전 △불공정 선발 △투기 △약물 △판정미숙까지 한 번 만 불거져도 K리그 신뢰에 타격이 컸던 일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연맹도 속이 탄다. 연맹 관계자는 “경기력과 흥행에 집중되어야 할 리그의 역량이 분산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팬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행정적 수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리그 구성원에 대한 교육과 인식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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