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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적 다른 김경수-박형준, 손 꼭 맞잡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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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적 다른 김경수-박형준, 손 꼭 맞잡은 까닭은

입력
2021.04.23 13:00
수정
2021.04.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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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와 부산시장, '지방 소멸' 위기감에 한목소리
김경수 "동남권 메가시티, 박형준도 이미 구상했더라"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16일 부산시청에서 손을 맞잡고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16일 부산시청에서 손을 맞잡고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경제 권역으로 묶는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에 박형준 부산시장이 매우 적극 호응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김경수)-국민의힘(박형준) 등 여야로 나뉜 두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손을 맞잡은 것 자체가 한국 정치권에서 흔한 그림은 아니다.

김 지사는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박 시장이) 보궐선거로 바로 취임하다 보니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긴 했는데 짧은 기간에 해야 되니까 인수위 위원들하고 실국 본부장들 간부들하고 메가시티 특강을 해달라고 해서 가서 특강도 하고, 뵙고 상의도 드렸다"고 했다.

그는 "박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 정부 때 5+2광역경제권이라고 중앙 정부에서 추진하던 메가시티 비슷한 정책이 있는데, 그걸 입안하고 추진하셨던 분"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박 시장과 김 지사, 두 지자체장은 김 지사가 지난 16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손을 잡고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해 국가 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당시 김 지사는 "정치는 정치고 행정은 행정이다. 민생과 삶의 질을 놓고 정치적인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두 지자체장의 움직임은 우리나라 경제 자원과 인구의 수도권 집중에 대한 지방의 위기감을 반영한다.

방송에서도 김 지사는 "수도권이 하나의 권역으로 플랫폼 역할을 하니까 블랙홀 수준이기 때문에, 시도단위로 따로는 더 이상 수도권하고 경쟁이 안 된다"며 "(비수도권도) 수도권 같은 하나의 권역으로 만들어서 플랫폼 역할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부산 쏠림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는 "배부른 걱정"이라며 "지금은 쏠림이 아니라 도미노가 문제다. 부산이 클 때는 울산과 경남도 같이 성장을 했는데 부산이 가라앉으면 같이 가라앉는 것"이라고 했다.



"균형발전 위해 다른 지역 광역화도 지원해 달라"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동남권 메가시티 계획은 중앙정부도 지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동남권 메가시티는 대한민국의 성공 전략"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더욱 많은 중앙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기존 지방정부 예산만으로는 광역 행정과 광역 교통이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메가시티 계획을) 비수도권에서 자발적으로 해 왔는데, 해외만 보더라도 메가시티 구성을 오히려 중앙정부가 주도한다"고 했다.

22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재해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에도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이 반영돼, 부산과 창원-김해-양산-울산을 연결하는 순환철도 노선 등이 포함됐다.

김 지사는 "수도권이 힘을 발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교통"이라며 "부산과 창원이 서울과 수원 거리보다 가까운데도 차 없이 다니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 지사는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동남권만 지원할 수 없다는 지적에 동남권만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게 아니라며,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의 행정통합, 충청권 메가시티 등 권역별로 동일 지원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가 밝혔듯 다른 지역에서도 광역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순풍을 받고 있는 동남권 메가시티와 달리,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은 시도민 지지를 미처 얻지 못해 진척이 지지부진하다.

광주·전남충청권은 이제 막 논의를 시작했다. 인구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강원권은 통일 이후를 염두에 둔 '평화특별자치도' 구상을 내밀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호응은 미지수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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