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애니메이션 '오페라' 에릭 오 감독 인터뷰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수상엔 실패
한국 제작 작품이자 유일한 아시아 작품 의미
"아쉽지만 이미 큰 영광...감사한 마음" 소감 전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오페라'가 오스카 수상엔 실패했다. 에릭 오 감독은 "시원섭섭하다"면서도 "이미 너무 큰 영광이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 참석차 현지에 머물고 있는 오 감독은 26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오 감독은 픽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어 왔다.
오 감독은 "올해는 굉장히 특별한 아카데미였다"며 "코로나 상황 때문에 후보들만 초청해서 굉장히 소규모로 행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배우와 감독, 영화관계자 분들끼리 소통이 쉬웠다"며 "아까 윤여정 배우님과도 인사 간단히 나누고 스티븐 연 배우와도 인사 나누면서 성과를 축하했다"고 전했다.
한국 제작 작품이자 유일한 아시아 작품으로 단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른 '오페라'는 시상식 전 호평을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날 단편 애니메이션 수상자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의 윌 맥코어, 마이클 고비어 감독이 호명됐다.
오 감독은 다른 작품의 수상에 아쉽지 않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러 가지 감정이 어쩔 수 없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가장 아쉬웠던 건 작품성을 떠나서 수상한 작품이 넷플릭스 작품으로 큰 예산과 커다란 지원을 받은 작품이었다"며 "저희는 독립작품 형식의 한국 콘텐츠였으니 할리우드 속에서는 주류에 있는 것들을 넘기가 힘들긴 하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단편 애니메이션 '오페라'는 피라미드식 기계짱치가 돌아가는 모습을 독재 사회에 빗대 만든 작품이다.
오 감독은 "형식을 파괴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며 "단 한 번 보고 그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사건들이 얽히고설킨 채 연출이 되기 때문에 여러 번 거듭 보면서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나갈 수 있는 그런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피부색이 어떻든 우리가 어떤 언어를 쓰든 우리가 어디에서 왔든 누구이든 간에 우리는 다 똑같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우리는 다 아름다운 지구라는 곳에 살고 있으면서 이제 살아가고 있으니까 정말 어떤 차별이나 어떤 아픔이나 폭력이나 그런 아픔이나 증오심 같은 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분의 러닝타임이지만 사실은 계속 끊임없이 거듭 돌려볼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시간의 제한에서 자유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자평했다.
향후 전시 형식으로 '오페라' 공개
'오페라'는 현재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개막작 중 하나로 선정된 상태로 부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 감독은 향후 계획과 관련 "우리나라에서 가장 처음으로 전시형식으로 ‘오페라’를 선보이게 될 것 같다"며 "아직 정확하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 관객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오 감독은 배우 윤여정씨의 여우조연상을 수상과 관련 "너무 벅찼다"고 감격해 했다. 이어 "다른 할리우드 관계자들이나 배우 분들이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그 윤여정 배우님께서 수상 소감을 얘기하시는 것을 보며 덩달아 가슴이 뭉클해지고 벅차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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