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산가치 없다면서 세금?" 가상화폐 과세반대 청원도 '폭발'
알림

"자산가치 없다면서 세금?" 가상화폐 과세반대 청원도 '폭발'

입력
2021.04.27 18:20
수정
2021.04.27 21:05
0 0

가상화폐 과세 비판 청원 봇물...일주일 새 10건 이상
청년들 "가상화폐가 투기? 투자 기회 없는 세대" 분노
정부, 과세 연기 청원에 "내년부터 과세" 일축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정부의 가상화폐 과세 방침에 성난 '코인 민심'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비난 여론이 고루 퍼지던 상황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자 분노가 폭발한 모양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가상화폐 관련 청원은 최근 일주일 동안 10건이 넘는다. 청원은 주로 '미래의 기술을 탄압하고 세금만 뜯어가는 파렴치한 정권에게 바란다', '한국 20, 30대 남자들은 평생 노예로 살아야 하나' 등 '자산 가치는 없지만 세금은 걷겠다'는 정부의 논리에 배신감과 억울함을 드러내는 글이다.

앞서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화폐를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의 세율(지방세 별도)로 분리 과세한다고 밝혔다. 청원 가운데 다수는 은 위원장의 사퇴와 해임을 촉구하는 글이다.

앞서 은 위원장은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로 규정해 시장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특히 가상화폐에 대한 은 위원장의 초강경 발언 이후 8,000만 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 원까지 떨어지는 등 가치가 폭락하면서 분노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2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13만9,571명을 돌파했다.

청원인은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부동산으로 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청년 세대는 투자 기회도 없다"며 "코인(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로 규정하며 경고 메시지를 낸 은 위원장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청원인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왜 이런 위치에 내몰리게 되고 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며 "4050 인생 선배들에게 배운 것이 내로남불이며, 아랫사람들에게 가르치려는 태도로 나오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을 망친 어른들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050 인생 선배들은 부동산이 상승하는 시대적 흐름을 타서 노동 소득을 투자해 쉽게 자산을 축적했다"며 "그들은 쉽사리 돈을 불렸지만 2030에겐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각종 규제들을 쏟아 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 가상화폐는 투기니 그만둬야 한다"며 "국민의 생존이 달려 있는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괜찮고 코인은 투기로 부적절하다니 역시 어른답게 배울 게 많다"고 비꼬았다.

끝으로 청원인은 "이미 선진국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며 "훌륭한 인재들과 IT 기술력을 갖추고도 정부의 이런 뒤처진 판단으로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요구에 정부 "보호 어려워"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1/4분기 GDP 및 경기 상황과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백신과 방역, 국무총리 직무대행 소회 등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1/4분기 GDP 및 경기 상황과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백신과 방역, 국무총리 직무대행 소회 등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한 세금 부과 방침을 유예해야 한다는 청원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암호화폐 세금의 공제 금액을 증액해주시고 과세 적용 기간을 더 미뤄주세요'라는 청원은 이날까지 5만 명 이상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아직 암호화폐 관련 제도는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시점에서 과세부터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 보호장치부터 마련한 후 세금을 징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관련 과세에 대해 5,000만 원 이상부터 과세하고 주식과 같이 2023년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기간을 연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상 답변이 나왔다. 홍남기 총리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과세 연기와 관련 "가상자산을 거래하면서 자산,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에서는 조세 형평상 과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정상적으로 시행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손효숙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