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의 한 면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부하 직원 등 7명과 함께 술판을 벌이면서 인근 주민 부부를 불러내 모욕적 언사를 퍼붓는 등 갑질 행위를 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28일 무안군 등에 따르면 몽탄면장 A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부터 몽탄면 관내의 한 식당에서 부면장을 비롯한 부하 직원 등 7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A씨 일행은 당시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 코로나19 방역수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술자리를 이어갔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참석자 중 마을 이장 B씨가 식당 인근에 사는 C(58)씨 부부를 불러내 A씨에게 인사를 시켰다. C씨 부부는 10년 전 귀촌한 교육공무원이다. 당시 마을 어르신의 부름을 거절할 수 없어 식당에 찾아간 C씨 부부는 A씨를 소개받았다가 평생 겪어보지도 못한 모멸감을 느꼈다. A씨는 갑자기 C씨에게 "건방진 놈", "오늘 식사를 느그 집에서 하지 않아 화가 났다"고 막말을 해 댔다. 곁에 있던 B씨도 "옛날 같으면 면장은 고을 원님인데 30년산 발렌타인(양주) 정도는 대접해야지"라고 거들었다.
이에 C씨는 "초면인데 왜 반말을 하시냐. 제가 이장도 아닌데 면장님을 대접해야 하냐"고 따졌지만 A씨는 되레 "어린 X이 건방지게 설교를 한다. 이런 더러운 술은 처음 먹는다"고 막소리를 쏟아부었다. C씨 부부를 소개시킨 B씨에겐 "나이도 어린데 (C씨에게)선생님이란 존댓말을 쓰냐"고 나무라기도 했다. C씨는 "당시 자리를 박차고 식당 밖으로 나가자 A씨가 내 멱살을 잡고 욕설과 함께 '장석웅 전남교육감에게 전화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말했다.
A씨의 막무가내식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참다 못한 C씨는 지난 13일 몽탄면사무소를 찾아가 A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A씨는 "원인 제공은 당신이 했다"는 식으로 몰아붙였다. C씨는 "A씨가 사과할 생각은 안 하고 오히려 당시 술자리로 불러낸 나에게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으로 함께 적발되니 조용히 하라고 겁박하더라"며 "그날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최근 A씨를 처벌해달라는 진정서를 경찰에 냈다.
A씨는 이에 대해 "C씨 부부에게 일부 사과를 하기 위해 이장들과 집으로 찾아가고 휴대폰 문자메시지까지 남겼다"면서 "당시 식사 자리에서 C씨에게 욕설은 했지만 멱살을 잡지는 않았고, C씨도 나를 모욕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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